ADVERTISEMENT

<화제작기행>일본-知의 기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현재 일본 독서계에서 파격으로 평가받고 있는책이 있다. 지난4월부터 발매되고있는 "지의 기법"이 그것이다.
東大교양학부의 필수과목인 기초연습의 부교재다. 동대교수들이 1학년 학생을 위해 만든 교과서인데 오히려 비즈니스맨등 사회인들에 더욱 인기다. 정부부처의 공무원,종합상사맨들의 공부회,연구회등에서 활발히 읽히고 있다.
현재20만부를 지나고 있는데 학생은 30~40%에 불과하고 사회인이 압도적으로 많다.그것도 30세이상이다.총3부에 걸쳐 학문의 행위론에서 출발해 인식의 기술,표현의 기술로 끝을 맺게되는데 테마도 딱딱하고 내용도 절대 쉬운것이 아니 다.그럼에도어째서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있는가.
평론가들은『이 책이 전하는 방법론이 일반적인 회화나 편지글의테크닉이 아니라 어느 대상을 놓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각도에서 뭔가 깊은 생각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명석함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극적인 예가 미국의 인기스타 마돈나의 누드사진 7매를 보여주면서 해석한 경우다.「이미지와 정보」라는 주제로 마돈나를 동원한 마쓰우라 히사키(松浦壽輝)교수는 마돈나누드집『SEX BY MADONNA』가 대중사회에서 유통되고 있는 지배 적인 이데올로기문제를 해석하는 試料가 된다고 말한다.
특히 그는 이 누드집이 연출된 性倒錯을 통해 사회의 상식적인성윤리에 대한 도발과 공격을 감행하고 있지만,다른 한편 女體의건강성과 演戱性,性을 여성자신이 우위에 서서 통제 할수 있다는환상을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18,19세의 대학생을 위한 교과서를 바쁜 사회인들이 읽는다는 것이 묘한 일이지만 知의 技法은 문제발견.정보수집.전략적 사고.프레젠테이션이라고하는 통상적인 자기일에 있어 훌륭한 기법을 제시한다.
이 책은 어느 의미에서 마이크로코즘的 성격을 지닌다.예컨대 마돈나를 통해 사회의 복합적인 면을 인식,분석 할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숫자를 통해서 보는 불황,가위바위보를 통해서 본 의사결정과정,선거의 알고리즘(컴퓨팅기술),역사에서 보는 일본적반역과 정당화의 논리,일본인과 원숭이의 비교등이 또한 소개되고있다. 저자대표인 고바야시 야스오(小林康夫)교수는「대학에 있어서 이것저것 개별적인 학문지식을 배우기 보다는 스스로 보편성 있는 언어를 내는것과 작법을 익히는것이 절실하다」고 쓰고있다.
그러나 이는 비단 대학내의 문제에만 한정되는게 아닐 것 이다.
이책의 인기가 사회인들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은 낡은 사고의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법론을 모색하는 비즈니스적 욕구를 어느정도 충족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知의 技法』은 가토(加藤秀俊)著『整理學』,가와기타(川喜田二郎)著『발상법』,우매후루(梅棹忠夫)著『知的생산의 기술』,노구치(野口悠紀雄)著『超정리법』,다츠노(辰濃和男)著『문장작법』등과 함께 지식갈구型 사회의 대표적인 책으로 자리를 잡 아가고있다.
[東京=郭在源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