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변해야미래가산다>4.민자당 강경식의원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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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재무부장관과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姜慶植의원(民自,국가경영전략연구원 이사장)은 오랫동안 정부 행정에 참여해온 경험을 토대로「교육특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독특한 교육정책관을 갖고 있다. -우리 교육 현실을 어떻게 보십니까.
▲대학 입시철만 되면 나라 전체가 큰 홍역을 치릅니다.高3년생이 있는 집안에서는 누구든 수험생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습니다.각 가정에서는 교육비 부담보다 진학을 못한 학생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우리의 교육제도는 교육열 로 대표되는발전의 잠재력을 살리기보다는 이를 어떻게「억제하느냐」에 초점을맞추어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대학정원뿐만 아니라 학사행정 전반에 대해 통제하고 학교 신설을 제한하는 등 교육행정과 제도는 배급제적인 발상을 근간으로 하고 있 습니다.정치체제는 자유민주주의,경제체제는 시장경제인데 반해 교육제도는 완전히 중앙집권의계획경제 방식인 셈입니다.지금처럼 어떻게 하면 말썽없이 학생을낙방시키느냐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대학입시와 교육에 대한 근원적인 발상이 달라져 야합니다.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대학교육 욕구를 지금처럼 제한해 무엇을 이루겠다는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해야합니다.배움의 기회를 제한받은 학생들은 외국으로 유학할 수 밖에 없습니다.현재 유학생 숫자는 5만명을 넘어서고 있습니다.유학생 1인당 유학비가 적게 잡아도 연간 1만달러가 드는데 이는 연간 5억달러의 외화가 유출되는 셈입니다.또이들이 나가는 국가도 과거에는 선진국의 우수한 학교였지만 이제는 필리핀.모로코.방글라데시에 이르기까지 50여개국에 이른다고합니다. 이들 나라에서 우리 학생들이 무엇을 어떻게 배우는지 우리 교육당국이 전혀 간여하지 못하고 있음을 유념해야 합니다.
따라서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으로 교육특구 또는교육 자유지역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교육특구란 어떤 개념입니까.
▲21세기는 정보화.국제화시대입니다.한 국가의 생존은 얼마만큼 시대의 흐름을 주도할 수 있는 지식과 기술을 갖추느냐에 달려 있습니다.대학은 기술과 지식 창조의 산실입니다.따라서 대학의 혁신없이는 21세기를 대비한 국제 경쟁력을 확 보할 수 없습니다. 이런 차원에서 적절한 지역을 교육특구로 지정,그 지역안에서는 일정한 기준에 적합하면 대학의 설립을 국내외 대학 구분없이 개방하자는 겁니다.중국이 나라 전체를 시장경제로 전환하기 어려워 일정지역에 한정해 개방정책을 추진한 방식을 우리나라대학교육 개혁에 원용하자는 것입니다.
-교육특구는 어떻게 운영할 수 있을까요.
▲교육부는 시설이나 교수.학생 비율과 같은 기본적인 요건에 대한 기준을 설정해 이를 준수하는가 여부만을 잘 감독하고 그 이외의 규제는 모두 없애는 것을 기본으로 하면 됩니다.
대학의 설립.학생정원.교과과정.과목.학생선발.수업료등 일체의문제를 학교당국의 자율에 일임하면 됩니다.그렇게 되면 각 학교간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또 기준에 대한 감독은 철저하기 때문에 교육의 質 저하나 교육질서의 문란 문제 등은 그리 우려할 일은 못됩니다.
외국대학의 국내 분교 설치도 적극 유치해야 된다고 봅니다.교육에 대해 매우 보수적인 일본사람들도 외국의 명문대학 분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습니다.분교가 생기면 외국에 나가지 않고국내에서 외국에서와 같은 내용의 교육을 받을 기 회가 있어 좋고 학교의 운영과 교육에 국제경쟁을 도입할 수 있어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교육특구는 어디에 설치해야 할까요.
▲대도시가 아닌 중소도시 주변이나 산업개발면에서 낙후한 지역으로 특구를 설치한다면 지역균형발전에도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우수한 교수나 학생들이 시골까지 오겠는가 하는 우려도 있을 수있겠지만 미국의 하버드나 MIT,영국의 옥스퍼드 나 케임브리지대도 모두 그 나라 기준으로 볼 때는 시골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교육특구의 이점은 무엇입니까.
▲교수나 학생.학부모 모두 환영할 것이고 육영사업을 하려는 사람에게는 그 뜻을 펼 수 있는 길이 생겨서 좋습니다.상대적으로 낙후됐거나 산업입지로는 적절하지 못한 지역이 교육특구로 지정되면 공해 걱정없이 발전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좋습니다.교육부도 골치 아픈 입시개혁 문제에서 당분간 해방될 것입니다.
〈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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