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무진 일솜씨 기대-일반5급 여성공무원 17명 출사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매우 기쁘고 뿌듯하면서도 한편으론 무거운 책임을 느낍니다.
날로 증가하고 있는 후배 여성 공무원들을 위해서라도 보다 더 열심히 일할 것입니다.』 늦여름 무더위가 채 가시지 않은 6일오전12시 내무부 지방행정연수원 잔디밭.최근 치러진 공무원 특별 임용시험을 통해 별정직의 옷을 벗고 당당히 일반 5급공무원으로 재탄생한 17명의 전국 여성 공무원들의 의욕은 하늘을 찌를듯 하다.
현재 지방행정연수원에서 3주 과정의 교육을 받고있는 이들은 부산.인천.충남등 전국 시.군.구 가정복지업무를 담당하고 있는여성공무원들.최소 20년 이상씩 여성.청소년.노인.가족등 복지관련 업무를 담당해온 전문행정인들이다.
지난 88년 전국에 가정복지과가 신설되면서 별정직으로 임용됐던 이들은 승진.보직의 제한,불안정한 신분보장등 별정직이 갖는한계때문에 업무를 기획하고 추진하는데 의욕적이지 못했던게 사실. 특히 후배 남자공무원들이 승진시험을 통해 윗자리로 옮겨 앉을때는 여성공무원으로서의 좌절같은 것도 느껴왔다고 입을 모았다. 93년 현재 전국의 여성공무원은 약 21만9천8백여명으로 전체 공무원의 25.6%에 해당한다.그러나 5급이상 공무원은 전체 2만5천2백여명중 단 4백92명으로 1.9%.게다가 대부분의 여성공무원들은 별정직이었다.
지난해 9월 내무부가 고급공무원 양성을 위해「여성공무원 인사운용지침」을 마련하고 7월10일 특별 채용시험을 실시한 결과 1백4명의 별정직 여성공무원들이 응시,17명이 합격하는 결과를보였다. 『대부분 별정직이었던 전국 부녀복지담당 여성공무원들이크게 환영했습니다.다만 준비기간이 짧고 시험이 어려워 낮은 합격률을 보인게 아쉽습니다.』 합격자중 가장 최연장자인 포항시 여성회관장 曺佑政씨(52)는 모두들 40~50대라는 고령( ?)에도 불구하고 6개월에서 1년 이상씩 공부해 합격했다며 여성공무원들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돼 더욱 기쁘다고 말한다. 『공무원 사회에서도 성차별이 있는게 사실입니다.여성이 맡을 수 있는 업무가 한정돼있다는 고정관념때문에 담당하는 일이제한돼 있으며 근무평점에서도 불리할 때가 많습니다.』 이번에 별정직에서 일반직으로 재임용됨으로써 가정복지관련 업무외에 환경보호과.사회과.시민과등 타과로의 轉課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관심을 보인다.이들은 종합기획적 성격의 가정복지업무를 해낸덕분에 어떤 일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을 내보이기도.
『여성공무원들 스스로 보다 확고한 책임감을 갖고 남자들과 꼭같이 일하는 태도부터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자신들이 특별임용시험의 1회 합격자들이라 나머지 응시 대상자 3백13명을 위해서도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한다.
또▲시험과목의 축소▲주관식 시험의 철폐등 시험제도의 개선책에대해서도 조심스런 의견을 제시했다.
〈文敬蘭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