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포츠교실>패러글라이딩-장비성능.구조.力學부터 익혀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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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패러글라이더는 낙하산과 비슷하면서도 실은 모양이 많이 다르다. 낙하산의 기본형이 사각형이라면 패러글라이더는 유선형에 가깝다.활공과 조종성능 향상을 위해 초승달 모양의 유선형 날개(「레몬 컷」)로 캐노피 형태가 굳어졌다.
캐노피 내부로 공기를 받아들이도록 된 공기투입구 역시 10여년전만 해도 두껍고 투박한 형태였으나 최근엔 단면이 슬림 타입으로 얇아지면서 활공비와 속도가 각각 1對8,시속 45~50㎞정도로 크게 향상됐다(활공비란 바람이 없을 때 일정 높이에서 날아갈 수 있는 거리의 비율.예컨대 1對8이라면 1백m 높이에서 8백m거리를 날아갈 수 있다.10여년전만 해도 활공비가 고작 1對3에 불과했다).
공기로 가득 채워진 캐노피의 날개 형태 유지를 위해 수십가닥의 산줄(서스펜션 라인)이 연결되어 있고 이 줄은 다시 가닥가닥 줄묶음(라이저 뭉치)으로 묶여 비행자가 착용하는 하니스와 캐러비너(연결고리)에 연결된다.
캐노피에 이어진 줄은 비행자를 매달뿐만 아니라 캐노피의 성능을 좌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줄길이에 의해서 날개 각도와 휘어진 모양등을 결정하므로 미묘한 차이라도 패러글라이더의 성능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조종은 캐노피 후미에 연결된 산줄 가닥을 좌우로 나누어 한줄로 연결한 조종줄에 의해 자유자재로 컨트롤할 수 있도록 돼있고체중이동을 적절히 해줌으로써 조종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그간 패러글라이딩을 교육하며 느낀 점은 「역시 폼이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캐노피에 공기를 잘 채우고 날개깃을 깔끔하게 드리운 비행자는 쉽게 이륙할 뿐더러 안전하고 멋진 비행이 보장되지만 그렇지 못하면 푸드덕거리다 땅에 곤두박질하 기 일쑤다.
이같은 「오리알 교육생」일수록 장비 탓을 하고 푸념하지만 사실 문제는 장비의 구조와 역학을 도외시하고 무조건 날기부터 하려는 자신에게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선 장비 성능과 구조부터 익히자.자동차 정비를 아는 사람일수록 차를 아끼고 오래 쓴다.패러글라이더 역시 「아는 사람」에게 더 큰 기쁨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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