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라이트>서울대 전자공학도 김민석 복서데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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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서울대에 재학중인 전자공학도가 복서로 등장,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金珉奭군(25.전자공학과3.라이트웰터급)-.청주세광고 재학시절 학력경시대회에서 충북1등을 차지하고 서울대에서도 장학금을 받고 있는 金군은 지난6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제25회 전국아마복싱우승권대회에 출전,비록 첫판 에서 패했지만 갈채를 받았다.
『어렸을적부터 복싱을 좋아해 복싱중계는 거의 빼놓지 않고 봤어요.특히 중학교때 터프가이 마빈 해글러(미국.前미들급 세계통합챔피언)의 경기모습을 본 뒤로 흠뻑 빠져버렸죠.』 그러나 밀려드는 공부스트레스는 金군을 쉽사리 놔주지 않았다.게다가 金군의 아버지(51.시흥고교사)는 金군이 3D스포츠인 복싱을 흉내내는 것조차 말릴 정도였다.자연 그의 복싱입문이 늦춰질 수밖에.金군이 글러브를 처음 끼어본 것은 8 9년6월.첫 입시에 실패한 뒤 서울로 올라와 재수하면서 같은동네(서초동) 하얀손체육관을 몰래 다니기 시작했다.
『실컷 샌드백을 두들기고나면 스트레스가 확 풀리더라고요.집중력이 좋아져 공부가 더 잘 됐어요.』 그 덕분인지 그해 거뜬히서울대에 합격했다.마침 아버지가 서울로 발령나 함께 살게 됐지만 金군은 매일 1시간30분씩 「몰래복싱」을 계속했다.방위복무중에도 거의 거르지 않았다.이번대회에는 서울대가 아닌 하얀손체육관 소속으로 출전했다 .
『부모님이나 교수님들께서 엉뚱한 짓 한다고 야단치실까봐 두렵다』며 한사코 사양하다 인터뷰에 응한 金군은 『그러나 기왕 시작했으니 뭔가 이뤄야 하지 않겠느냐』고 복싱에의 집념을 버리지않았다.공부에서의 목표는 기술고시와 행정고시 양 과에 합격이다. 〈鄭泰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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