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에서>어떤 高학력 여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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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세태에 따라 부모들이 아들.딸 구별없이 자식을 재능과 능력에따라 교육시키는 것은 딸의 경우,특히 현대를 사는 삶의 도정에서 한 사람의 몫을 잘해내게하기 위한 배려이며 조치인 것으로 안다. 이에는 물론 인격적인 면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지만 특히 전문인으로서의 추진력으로 결국 어떤 성취를 이루어내도록 해주기 위한 목적도 있을 것이다.
나는 한 젊은 여성을 알고 있고 그의 어머니도 잘 안다.
그 젊은 여성은 국내의 국립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나오고 다시 외국에서 10여년간 전공관련 공부에 더욱 정진,학문을 발전시켰으며 그에 상응한 성과도 거두고 돌아와 지금은 두아이를 키우고 있다.
수년전 그가 완전 귀국해 나와 만났을 때 그의 취직을 위한 이력서를 본 나는 부러움을 지나 시샘이 날 정도였다.
그는 미술이 전공이었는데 회화.판화.조소,그리고 그래픽디자인등 그 성취도는 눈부셨다.그리고 그 나라의 정평있는 전시회에서우수성을 인정받은 수상의 경력도 화려하게 적혀 있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이력서만으로도 어느 곳이든지 두 손으로 모셔갈 인재가 충분했다.
그런데 그는 어렵사리 얻은 지방대학의 시간강사를 끝으로 지금은 집안에서 아이만 키우고 있다.
처음엔 출산휴가가 보장되지 않은 직장탓이거니 했는데 그게 아닌 모양이었다.
며칠전 그의 친정어머니의 전화를 받았다.
『속상해 죽겠어요.내가 바란 것은 그게 아니었는데,글쎄 둘째아이까지 낳아버렸어요.그런데 그 애는 집안에서 살림만하고 애키우는 게 그렇게도 좋대요』하는게 아닌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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