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음 부도율12년만에 최고-한국은행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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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난달 전국 어음부도율이 12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숫자상으로 경기는 과열을 걱정할 정도로 활황을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돌아오는 어음을 막지 못해 문을 닫고 쓰러지는 기업은 늘어나는양극화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통화동향에 따르면 8월중 전국의 어음부도율은 0.18%(잠정치)로 張玲子 어음부도 사건으로 국내 경제계가 휘청했던 지난 82년5월(0.32%)이후 12년3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관계기사 25 ,28面〉 지난 8월의 서울지역 어음부도율은0.12%로 사상 최고치였다.
전국의 어음부도율은 금융실명제 실시 직후인 지난해 11월 0.17%로 높아졌으나 돈을 풀어대는 정부의 물량 공세와 경기호전등으로 진정세를 보였다가 지난 5,6월 각각 0.17%로 다시 오름세를 보인후 이번에 더욱 치솟은 것이다.
韓銀은 이처럼 부도율이 높아진 것은 영세사업자들의 가계수표 부도가 꾸준히 늘어난데다 부도가 많이 몰리는 말일(7월31일)이 휴일이라 이 물량이 8월1일로 넘어와 부도액이 부풀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계에서는 지난달의 경우 韓銀이 갑자기 통화관리를 강화하면서 은행들이 돈줄을 바짝 조임에 따라 적지않은 중소.영세기업들이 일시적인 결제를 막지못해 쓰러졌기 때문이라며 일관성없는 통화관리를 부도율 상승의 원인으로 비판하고 있다.
한편 정부와 한은은 이처럼 부도율이 높아지자 추석을 맞아 심리적 불안감이 더욱 확산될 것을 우려,뒤늦게 부랴부랴 대책마련에 나섰다.
〈李在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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