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대중국투자 패턴 변했다-수출기지 탈피 내수 직접겨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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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일본의 對중국투자가 수출생산형에서 소비시장형으로 바뀌고 있다.80년대만 해도 일본의 對中진출은 풍부하고 저렴한 노동력을 활용해 제품을 생산,해외로 수출하는 것이 일반적인 패턴이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중국 국내시장 자체를 노린 기업들 의 시장참여가 늘고 있다.
이는 중국경제가 고도성장을 지속하면서 소득수준 향상으로 인해도시를 중심으로 구매력이 상승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가전제품 하나만 보더라도 중국 도시부에서는 소비형태가 종래의 TV.냉장고.세탁기 같은 생활용품에서 비디오(VCR ).에어컨.와이드TV등 위락형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중국정부의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은 최근「중국의 경제발전을위한 정책적 선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오는 2010년까지 매년평균 8.25%를 지속할 경우 국내총생산(GDP)이 현재의 무려 4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같은 성장은 농촌인구의 도시유입을 가속화해현재 27.6%에 이르는 전체인구중 도시인구 비율을 무려 50%로까지 높일 것으로 추산된다.이렇게 될 경우 중국인의 소비관행이나 라이프 스타일등에도 엄청난 변화가 예상된 다는 것.
日기업의 가속적인 중국진출은 중국의 개혁.개방정책과 일본 국내적 요인인 엔高로 利害가 일치된데 따른 것.하지만 세계최대의소비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을 마냥 생산기지로만 파악할 수없다는 계산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일본의 아시아 투자가운데 중국은 이미 93년도에 금액이나 건수면에서 최대의 투자장소로 꼽히고 있다.92년도에 중국은 건수면에서 1위를,금액면에서는 인도네시아에 이어 2위였다.그러나 93년 들어와 투자건수는 7백건으로 아시아 전체의 1천4백여건가운데 절반을 차지했다.투자액 역시 17억달러로 아시아 전체투자액의 약 4분의1을 점했다.
게다가 93년도의 제2위인 對홍콩투자가 대부분 중국관련임을 감안하면 작년도 일본의 실질적인 해외투자는 對中투자를 중심으로이뤄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의 소비시장이 확대되면서 일본의 對中투자는 종래의 제조업중심에서 벗어나 다양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예를 들어 백화점.슈퍼마켓등 소매업과 물류를 담당하는 운송회사.호텔,그리고 요즘에는 레스토랑이나 미용실.오락시설에 이어 은 행.보험등 금융기관에 이르기까지 서비스산업이 각광받고 있다.
제조업도 집단적인 진출이나 다수의 거점확보등을 모색하고 있다.집단진출로는 도시바(東芝)나 이스즈 자동차,그리고 복수 거점확보에서는 마쓰시타 電器공업등이 대표적인 예.이스즈는 중국에서소형 트럭을 생산하고 있지만 앞으로 트럭수요가 크게 늘 것이라는 판단아래 아예 부품 메이커들의 집단 진출을 검토중이다.
마쓰시타는 이미 중국내에만 16개社를 산하에 거느리고 있으며올해안에 이를 20개정도로 늘려갈 생각.섬유의 가네보(鐘紡)나산요(三洋)전기등이 14개씩을 보유하고 있다.
다수의 거점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은 금년들어 대도시를 중심으로형성되고 있는 소비시장에 보다 가까이 접근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李信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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