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변해야미래가산다>2.내가 본 대졸 신입사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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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경제전쟁 시대를 맞아 핵심기술을 둘러싼 기술개발 경쟁은 기업수준을 넘어 국가차원에서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기업의 경쟁력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은 우수한 기술개발 인력의 절대적 부족현상이다.
특히 중소기업에서는 연봉 3천만원을 준다해도 오겠다는 박사급은 찾기 어렵고,실력있는 석사급이나 학사출신은 대기업을 선호한다.성적이 조금 뒤지는 대학 출신이라도 입사를 신청하면 반갑기짝이 없다.
그런데 막상 채용해 놓고 보면 문제가 생긴다.대졸이라고 현장작업을 피하려 하고 설계실이나 개발부서를 희망하지만 실력이 형편없다. 전자공학을 전공했는데도 자기 집의 가전제품이 고장나면서비스센터에 점검을 요청하고,회사의 전기제품에 문제가 발생해 수리해보라고 하면 불안한 눈치가 역력하다.
전산학을 배운 대졸 신입사원에게 퇴근후 전산학원을 다니도록 권유해야 하니 안타깝기 짝이 없다.
이들은 전공지식만 부족한 것이 아니다.기업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회사에서 사용하는 문서 하나 제대로 기안하지 못하고 자기 전공분야가 아니라 해서 입사후에야 워드프로세서를 배우는 사람도 있다.
업무관계로 드나드는 대학 연구시설이 중소기업의 개발실만도 못한 대학들이 있는가 하면 몇가지 기초실습을 제외하고는 실험실습을 교재로만 익히는 열악한 대학교육의 현실을 보면서 기업들이 대학에 거는 기대가 너무 허망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
이제는 대학도 기업을 이해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대학들은 産學협동을 통해 기업의 관심을 파악하고 지원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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