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마케팅전략>低關與 상황의 광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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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소비자들은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마케팅 자극에 접하게 된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보게 되는 조간신문에 실린광고에서 시작해 출근하는 차안에서 듣는 방송광고,안 볼래야 안 볼 수 없게 세워진 옥외간판을 통한 광고,사무실에 앉아 있으면 찾아오는 각종판매원들의 세일즈 메시지등 소비자들은 그야말로 광고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비자들은 과연 이 많은 상품정보를 제대로 소화해낼 수 있을까?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사람은 누구나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정보를 처리해낼 수 있는 능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 한계를 벗어날 정도의 정보가 유입되면 정보를 모두 처리하지 못하고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물론 자동차를 당장 구입해야 하는 입장인 소비자는 신문에 나와있는 신형 자동차광고를 열심히 읽어보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광고는 그 안에 들어있는 정보를 받아들이는 소비자와는 전혀 무관하거나 관계가 있다고 하더라도 微微한 정도다.예를 들면 청량음료 광고의 경우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자기의 생활에 크게 영향을주지 않는 정보로 생각하고 별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게 된다.이같은 상황을 마케팅에서는 저관여(low involvement)상황이라고 부르는데 저관여 상황에서의 광고메시지 전달과정은 고관여 상황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저관여 상황에서는 소비자들이 광고 안에 포함된 상품정보보다는광고모델,광고의 색상,방송광고의 경우 배경음악 등에 더많은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특히 TV광고는 거의 대부분이 저관여 상황에서의 광고라고 볼 수 있는데,이 때문에 TV광 고에서 무미건조하게 상품정보만 전달하려고 시도하는 광고는 시청자의 주의를 끌지 못하고 실패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또한 TV광고에서는 광고모델,음악 등으로 시청자의 주의를 끄는데 성공했다고 할지라고그같은 「주변적 단서」(periph eral cue)가 상품과연결되지 못하면 역시 광고로서 성공을 거두기는 어렵다.따라서 저관여 상황에서 광고가 성공하려면 주변적 단서가 상품의 성격과조화돼야 하고 수많은 반복을 통해 소비자들이 상표만 보아도 저절로 그 광고를 떠올 릴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
하영원〈서강대경영학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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