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수표 남발이 부도급증 主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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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경기는 좋다는데 지난달 서울지역의 어음부도율이 사상최고치인 0.12%를 기록하는 등 문을 닫고 쓰러지는 기업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어 그 원인이 관심거리다.
어음부도율이 이처럼 높아진 것은 경기가 양극화돼 전반적인 호황속에서도 영세한 한계기업들이 계속 쓰러지는데도 원인이 있지만더 큰 이유는 지난해 금융실명제 이후 발행이 쉬워진 가계수표의부도가 급증했다는데 있다.
올들어 가계수표 부도가 전국 어음부도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분기 14%에서 2.4분기에는 17.8%로 높아졌으며 7월에는 18.3%에 이르렀다.7월의 경우 가계수표 부도율은 2.29%로 전체 어음부도율을 훨씬 웃돌았다.
8월의 경우 법인부도(1백99개)보다 가계수표를 많이 사용하는 개인기업의 부도(2백30개)가 훨씬 많았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여기에다 부도가 많게 마련인 말일(7월31일)이 일요일이어서부도통계가 8월1일로 넘겨진 것도 부도율이 높아진 한 원인으로작용했다.
관심은 앞으로의 전망인데 금융기관들이 지난달초 支準파동을 겪은 이후 당국의 통화관리 강화에 대비해 대출을 계속 인색하게 운용할 것으로 보이며 당분간 크게 개선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울것이란 게 금융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李在 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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