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시장 불안 은행들 소극자세속 단기금리 널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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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시중자금이 자꾸 짧게 짧게만 돌아가고 있다.
8월초 지급준비금을 못막아 호된 곤욕을 치렀던 은행등 금융기관들이 한달이 지난 지금도 「놀란 가슴」을 미처 식히지 못한채통화당국이 언제 돈줄을 죌지 모른다며 신규 대출을 극히 꺼리며자금을 언제든지 당길 수 있도록 콜등 단기물 위주로 운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기관간 자금 사정은 풍성해도 기업이나 가계의 「體感」자금사정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또 단기금리가 크게 떨어지는 대신 회사채수익률등 장기금리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시중자금의 배분이 균형을 잃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초 支準 마감을 전후해 생겨났던 短高長低의금리양상(단기금리가 장기금리보다 더 높은)이 최근 들어서는 거꾸로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더 높은 상태를 유지하는 短低長高의 양상으로 바뀌었다.
〈그림 참조〉 은행들은 지준을 채우고 남을 만큼 자금 여유가있으나 이를 하루 짜리 콜시장에 쏟아 붓고 있다.신탁계정의 경우 콜시장 공급량이 8월초 하루 1천억원대에서 최근 5천억원대까지 크게 늘었고 이에 따라 콜금리도 급락하고 있다.
91일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역시 8월 중순까지는 자금확보에 열을 올린 은행들이 발행을 늘리면서 수익률이 연 16%대를나타냈다가 그후 발행량이 줄면서 최근 14%대로 떨어졌다.
반면 3년만기 회사채는 자금을 길게 풀기를 꺼려하는 분위기 탓에 매수세가 줄어 수익률이 꾸준히 오르다가 최근들어 그나마 당국의 의식적인 「금리관리」로 다소 주춤해 있다.
〈李在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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