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린북스>"횡단" 코맥 맥카시 지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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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보다 순수한 것을 추구하는 어린 소년들과 그들이 길에서 만난노인들 사이에서 일어난 사건들이 서로 엇갈리며 이야기가 진행되는 소설.멕시코 사막의 낭만적인 세계가 책 가득히 펼쳐진다.초기 로맨스소설이 즐겨썼던 이야기 속의 이야기 형 식을 띠고 있다. 뉴멕시코 계곡에 있는 작은 가축농장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늑대 한마리가 내려와 풀을 뜯고 있는 마을의 가축들을 공격하기 시작한다.한 아버지와 아들이 늑대를 잡기 위해 덫을 설치하려 한다.그들은 서부로 떠난 사냥꾼의 집에서 늑대를 잡기 위한장비를 찾아낸다.평소 늑대에 관한 꿈을 자주 꾸던 소년 빌리는곧 덫에 걸린 늑대 한마리를 발견한다.
늑대를 사로 잡아 입에는 재갈을 물리고 온몸을 가죽끈으로 묶는다. 이어서 늑대를 돌려보내기 위해 늑대의 고향인 멕시코 산을 향해 먼길을 떠난다.
뼈만 앙상하게 남은 노새 위에 옛날 갑옷을 입은 노인이 스페인 작가 세르반테스를 연상시킨다면 늑대를 이끌고 멕시코 사막을건너가는 소년은 자기 꿈을 찾아가는 인간의 노력을 상징한다.
어린 나이로 멕시코 사막을 횡단하는 소년의 여행이 언뜻 돈키호테식의 무모한 행동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새롭고도 순수한 것을 지향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영원한 숙제이기 때문이다.굶주린늑대들의 잔인함과 공포를 얘기하는 미국사회와 야 생상태에서 자유로운 생명력을 갈구하는 멕시코 사막의 대조적인 묘사도 눈여겨볼만 하다.
원제『The Crossing』〈Knopf.23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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