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신의나의골프>2.13세때 대회 첫출전 우승 감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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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점차 미국생활에 익숙해져갔다.학교생활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
성적도 좋았고 더욱이 다른 학생보다 뛰어난 골프실력은 나의 어깨를 으쓱거리게 했다.
79년 봄,규모는 작았지만 처음으로 골프대회에 출전했다.남녀부로 나뉘었는데 여자부엔 15명 정도가 나왔다.같은 조에 한 여학생이 있었는데 나보다 나이가 세살 정도 더 많아 보였고,힘도 경험도 많아 보여 속으로 무척 겁을 먹었다.그 러나 끝나고보니 내가 우승을 했다.나에겐 잊을 수 없는 첫번째의 우승트로피였다. 그때 어린 나이였지만 골프대회에서는 누구도 두려워하지않겠다는 교훈을 얻었다.지금도「선수 누구」를 두려워하지는 않는다.다만 장갑을 벗을 때까지 알 수 없는 골프의 불가사의가 두려울 뿐이다.
79년 여름방학은 나의 골프생활에 많은 변화와 자신감을 가져다주었다.南加州 주니어골프협회가 주관하는 정규대회의 12~14세 그룹에서 항상 1,2등을 도맡아 했다.
3개월 이상 이어지는 방학동안 많은 대회를 쫓아다니면서 트로피를 거둬들이기에 바빴다.트로피는 내가 연습하는 골프장에 진열해놓았다.동네사람들은 드나들 때마다 트로피를 세어보고 숫자가 늘어날 때마다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나는 칭찬이 듣고 싶어 더욱 열심히 했다.
지금은 선수가 많아져 세분됐지만 당시 캘리포니아주엔 南.北캘리포니아 주니어 골프협회가 있었다.남가주 주니어골프협회에서 주관하는 대회는 연간 약 70개며 그중 60개 정도가 여름방학에개최된다.그러니까 거의 매일,또 같은날 이곳저곳 에서 동시 개최되기도 한다.지금은 대회 수가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남가주 주니어협회는 아직도 미국 전역에서 재정이 가장 막강하고 활동이활발한 단체다.
각 지방 주니어협회에는 州나 미국골프협회의 재정지원이 없다.
공공기관이 소유하고 있는 골프장은 1년 운영계획중 하루는 주니어를 위해 모든 것을 제공하고,사설골프장도 청소년을 위해 배려해준다.이것이 바로 골프강국의 토대다.
미국의 국민정서도 점점 각박해지고 있다.하루 1백50명 정도가 참가하는 주니어 골프대회는 골프장 주변 골프 애호가나 사설골프장의 경우 골프장 회원들의 헌신적인 자원봉사와 참여로 치러졌다.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많이 변했다.
고국의 주니어선수들이 아시아무대 정상에 오르는 소식을 가끔 접하면서 나 역시 무한한 자부심을 느낀다.고국의 주니어골프 사정은 어떤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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