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를 한국 기업 유럽 진출 교두보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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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터키를 방문하시면 ‘한국인’이라고 꼭 밝히세요. 그 순간부터 당신은 단순한 ‘관광객’이 아니라 귀한 손님으로 특별한 대접을 받을 수 있습니다. 터키인들은 먼 친척 중에 한 사람이라도 한국전에 참가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예요. 한국인을 ‘피를 나눈 형제’, ‘소중한 가족’이라고 생각하죠.”

한·터키 수교 50주년과 터키 공화국 선포 기념일(10월 29일)을 기념해 열린 인터뷰에서 데니즈 오즈멘 주한 터키 대사(55·사진)는 한국인에 대한 터키인들의 ‘특별한 애정’를 소개했다.

그는 “많은 터키인들은 한국전 때 한국과 형제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1999년 터키 대지진 때 한국인들이 도와주고 2002년에 월드컵 때 서로에 대한 우정을 확인한 것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한국에 부임한 그에게 올해는 특별히 바쁘고 의미있는 한 해였다. 양국이 올해를 ‘한국·터키 우정의 해’로 선포했기 때문이다.

9월에는 터키 영화제가 열렸고, 안탈리아 시립악단이 9개 도시 순회 공연을 했다. 10월에는 터키국립극장이 한국을 찾아 ‘살로메’를 공연했으며 양탄자·도자기·회화 전시가 전국에서 열렸다.

그는 이들 행사 중에서 한국외대 터키어과와 부산외대 중앙아시아 학부 학생들을 만난 일을 가장 뜻깊은 일로 꼽았다. 대사는 “이들이야말로 앞으로 두 나라의 가교 역할을 할 일꾼들”이라며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을 담아 두 대학 도서관에 터키 서적 수백권을 기증했다”고 소개했다.

오즈멘 대사는 앞으로 양국은 경제관계를 더 진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터키는 인구가 7000만명이 넘었고 중앙아시아를 넘어 유럽까지 흡수할 수 있는 무한대의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LG와 터키 현지 기업은 공동으로 해외수출을 하고 있으며, 터키의 현대자동차에서 만들어진 상품 중 57%는 러시아와 유럽으로 수출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터키를 여행한 한국인은 10만8000명이었으나 올해는 13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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