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통 튀어 … 와~ 515야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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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 선수 등 세계 정상급 여성 골퍼 4명이 참가한 장타대회가 29일 인천국제공항 제3 활주로에서 열렸다. 박세리 선수의 티샷을 폴라 크리머·안니카 소렌스탐·브리타니 린시컴(왼쪽부터)이 지켜보고 있다. [인천=강정현 기자]

필드가 아닌 아스팔트 위에서 골프공을 때리면 얼마나 멀리 갈까.

29일 인천 영종도 인천공항 제3 활주로에서 인천공항-신한카드배 '빅4' 장타대회가 열렸다. 이날 참가한 선수는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박세리(CJ)와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폴라 크리머, 브리타니 린시컴(이상 미국) 등 4명.

폭 60m의 활주로 위에 마련된 티잉 그라운드에서 선수당 세 차례씩 드라이브샷을 하는 방식으로 열린 이날 대회에선 LPGA 투어의 장타자 린시컴이 3차 시기에서 515야드를 날려 순금 1냥으로 만든 미니 골프클럽을 우승상품으로 받았다. 린시컴은 1차 시기에서 활주로를 벗어나는 OB를 냈고, 2차 시기에서도 370야드에 그쳤으나 마지막 시기에서 515야드를 기록했다. 린시컴은 지난해 LPGA 투어에서 장타 부문 2위(평균 278.6야드)에 오른 장타자다.

박세리가 2차 시기에서 489야드를 날려 2위에 올랐고, 소렌스탐과 크리머는 똑같이 478야드로 공동 3위였다.

이날 경기는 공이 활주로에서 멈춰선 지점까지를 측정했다. 캐리(비거리)뿐 아니라 공이 지면에서 어느 정도 굴러가느냐가 승부에 영향을 미쳤다. 공에 사이드 스핀이 먹으면 활주로 바깥으로 튀어나가기 때문에 높이 띄우기보다는 똑바로 멀리 굴러가는 편이 훨씬 유리했다. 이날 출전한 4명의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가 250~270야드인 점을 감안하면 지면에서 굴러간 거리가 전체 거리의 40~50% 되는 셈이었다.

지금까지 활주로 장타 대회에서 나온 최장 기록은 지난해 4월 영국 스윈던 공항에서 폴 슬레이터(영국)가 날린 884야드다.

이날 오전 9시쯤 승용차를 타고 활주로에 들어선 선수들의 얼굴엔 피곤함이 역력했다. 전날 태국에서 열린 LPGA 투어 대회가 끝나자마자 비행기를 타고 이동해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탓이었다. 더구나 초속 3m의 칼바람까지 불어 선수들을 괴롭혔다. 그러나 이들은 활주로 주변에서 기다리던 갤러리의 환영을 받고는 금세 활기를 되찾았다.

약혼자 제리 맥기(미국)와 함께 입국한 소렌스탐은 "세리의 명예의 전당 입성을 축하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 다시 한국을 찾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린시컴은 "다른 선수도 많은데 나를 초청해 줘 영광"이라고 했다.

장타대회에 이어 스카이72 골프장에서 열린 스킨스 게임(총상금 1억원)에선 크리머가 13개 홀에 걸린 7600만원의 스킨을 따내 우승했고, 박세리가 2400만원을 획득했다. 선수들은 이날 상금 전액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내놨다.

영종도=정제원 기자 ,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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