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L.日운수성 계약직 채용갈등 마무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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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경영난 타개를 위해 시간제 스튜어디스를 채용할 수 밖에 없다.』-JAL(일본항공).
『스튜어디스는 중요한 안전요원이다.인허가권을 동원해서라도 JAL의 시간제 채용을 막겠다.』-가메이 시즈카(龜井靜香)日운수상. 계약제 채용을 둘러싸고 일본 항공업체와 운수성이 한동안 보이던 감정싸움이 최근들어 타협점을 찾기 시작했다.일단 계약 사원으로 채용한후 성적이 우수한 사원은 정사원으로 재고용하는등일정한 조건부로 계약제를 실시한다는데 양쪽의 의견이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일견 별것 아닌 것 같이 보이는 이번 사건은 그러나 일본정부의 보이지 않는 행정지도와 규제완화의 갈등을 상징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9일 가메이 운수상이 안전을 이유로 JAL의 경영합리화 방안을 거부한데서 비롯됐다.물론 JAL은 장관의 엄포에 슬며시 채용계획을 후퇴시켰다.
이렇게되자 JAL을 대신해 日經連(일본경영자단체연맹)이 가메이 비판에 나섰다.발언자는 나가노 다케시(永野健)회장.『시간제든 아르바이트든 직장이 생기는 것은 좋은 일이다.운수상이 반대하는 것은 그의 인품과 관계된 것으로 日經連의 코 멘트 이전의문제다.』 가메이 장관은 이 소리를 듣자마자『19세기 악질적인경영자의 사고방식이다.종업원의 안전과 신분보장을 생각치 않고 이윤만 추구하려는 생각이 밑바닥에 깔려 있다』고 응대했다.
다음은 나가노 회장.『운수상이 무슨 이야기를 해도 더 발언할기분이 아니다.』 이토록 험악하던 양쪽이 적당히 타협점을 찾게된 배경은 무엇일까.우선 해결책이 더이상 연기될 경우 운수성과항공회사 서로 피해를 볼수 있다는 주변 사정이 있다.
가메이 장관은 지금도 애초의 자세를 허물고 있지 않지만 9월말 예정인 임시국회에서 야당이 규제완화의 흐름에 반한다고 주장할 것이 뻔해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지금이 어떤 세상인데혼자서 거꾸로 갈 수 있겠는가.JAL 역시 사정 은 마찬가지다.JAL은 이미 2차례에 걸쳐 종업원 5천명 감축과 투자연기 조치를 발표할 정도로 경영이 어렵다.
게다가 연말 임시증편 시기가 다가오는데 스튜어디스 신규채용을중단하고 있어 그때 가서는 스튜어디스 수가 턱없이 부족할 전망.이쯤해서 장관이 걸고 넘어진 안전성 문제를 양보하고 하루빨리문제해결을 보고 싶은 심정이다.
[東京=李錫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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