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오변호사 배변호사 화면 변조많아 시청자 짜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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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남의 얘기 같지 않습니다.』 MBC-TV 법률상담프로 『오변호사 배변호사』생방송중에 전화를 걸어온 시청자들은 대부분 이렇게 입을 연다.
29일 방영된「마지막 여름캠프」는 미술학원에서 단체로 떠난 캠프에서 벌어진 어린이의 안전사고를 다루었으며 지난 22일엔 그동안 항간에 떠돌던「신혼파경」의 실상을 공개했다.
이 프로그램은 이렇듯 한 사례를 들어 안전사고의 책임,신혼파경때의 위자료문제등 피해자가 보상받을 수 있는 법적 절차를 소개하고 있어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웬만한 인내심을 가진 시청자가 아니라면 45분간 방영되는『오변호사…』를 끝까지 지켜보기 어렵다.
시종일관 시청자들의 눈을 「고문」하는 화면때문이다.화면은 끊임없이▲모자이크로 출연자의 얼굴을 가리거나▲꽃 한송이에 초점을맞추고 출연자가 앉아있는 뒷배경을 뭉그러지게 하는 방법등으로 출연자의 초상권 지키기에 열심이다.전자음같은 소 리로 음성을 변조하기도 한다.29일『마지막 캠프』의 경우엔 피해자인 부모의얼굴은 가릴 필요가 없어 모자이크화면은 참고인(수영장측)에게만국한돼 견딜만(?)했지만 지난 22일엔 시종일관 피해자의 얼굴을 가리기위해 화면을 뭉그러뜨려 시청자들의 짜증을 돋구었다.
출연자의 초상권을 지키자는데 반대할 이는 없을 것이다.시청자들은 이미 KBS『추적 60분』,MBC『PD수첩』,SBS『그것이 알고싶다』등의 프로를 통해 변조화면에 익숙해 있기도 하다.
그러나『오변호사…』는 너무 많은 시간을 변조된 화면에 할애,시청자들이 견딜수 있는 한계를 훨씬 넘어서 있다.이 문제로 첫방송때부터 시청자들의 항의를 받고도 달라진 것은 눈을 피곤케 하는 방법만 다양해졌다.얼굴화면에 집착하기보다는 차라리 출연자의 뒷모습만을「선명하게」비추거나 아예 진행자만을 비추는게 좋을듯 싶다.
〈李殷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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