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Story] 이번 주 미국 경제를 주목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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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미국을 주목해야 할 것 같다. 기준금리 인하 여부가 결정되고 3분기 경제성장률·소비자물가 같은 굵직한 지표가 잇따라 나온다. 미 경제 움직임에 따라 세계 증시와 환율, 원유 가격이 요동칠 전망이다. 29일 국내 증시는 미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0.25%포인트 인하 할 듯=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3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현재 4.75%인 기준금리의 인하 여부를 결정한다. 시나리오는 세 가지. ①동결 ②0.25%포인트 인하 ③0.5%포인트 인하다. 현재 미 금융가와 언론에서는 0.25%포인트 인하를 유력하게 보고 있다. 주택경기 침체로 지지부진한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선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벤 버냉키 FRB 의장은 최근 “금융시장 혼란과 주택가격 하락으로 경제의 다른 부문도 궤도이탈 가능성이 있다”며 “끔찍한 결과를 막기 위해 FRB가 선제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 소비자들은 자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다. 미시간대학은 10월 말 소비자심리지수가 80.9라고 26일 발표했다.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치다.

◆증시에 호재일까=미 금리인하 전망은 세계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29일 국내 증시가 크게 오른 것도 이런 기대감의 반영이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34.86포인트(1.72%) 오른 2062.92로 마감, 11일(2058.85)의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실제 금리를 내렸을 때의 효과는 선뜻 단정하기 어렵다. 지난달 18일 FRB가 금리를 0.5%포인트 내렸을 때 세계 증시가 동반 상승한 것은 인하 폭이 예상(0.25%포인트)을 웃돌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그래서 이번의 경우 예상대로 0.25%포인트 인하한다면 ‘알려진 재료는 호재가 아니다’는 증시 격언처럼 세계 증시는 무덤덤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미국 증시가 금리인하를 미리 반영해 움직였고, 국내 증시도 29일 급등한 만큼 9월과 같은 깜짝 급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과 유가엔 악재=금리 인하는 달러가치를 더 하락시킬 전망이다. 미 국채 등 달러자산의 투자매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현재 유로당 1.43달러 수준에서 거래되는 달러가치가 추가 하락하면 세계 기축통화라는 위치가 더욱 흔들릴 전망이다. 달러로 주로 결제되는 국제 원유가격도 치솟을 전망이다. 29일 아시아 시장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 중질유(WTI) 12월 인도분은 93.20달러까지 올라 사상최고가를 기록했다. 달러화 약세는 가뜩이나 하락세에 있는 원-달러 환율을 더 떨어뜨릴 공산이 크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환율은 3.2원 하락한 906.70원을 기록했다. 1997년 9월 4일(906.30원) 이후 최저 수준이다.

정재홍·고란 기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와 유사한 조직이다. 12명으로 구성되는데, FRB 이사 7명과 지역 연방은행 총재 5명이다. 매년 8회 정기회의를 개최해 금리를 결정하고 금융정책의 기본 방향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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