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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기업 소장미술품 社勢기울어져 "팔자"-기업명품 컬렉션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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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13면

한때 기업문화활동의 상징처럼 각 기업들이 앞다퉈 수집했던 기업체소장 미술품들이 社勢에 따라 엇갈린 대접을 받고있어 눈길을끈다.최근 도쿄에서는 일본의 일류기업 26개사가 자신들이 소장한 작품 67점을 일반에 최초로 공개,연일 관객 이 만원을 이루며 화제의 대상이 됐다.
반면 세계최대의 컴퓨터메이커로서 근래 후발업체들의 추격으로 고전중인 美IBM社는 4천8백점이상의 자체 소장미술품(4천5백만달러상당)가운데 상당수를 연내에 매각할 것이라는 소식이다.
「企業名品컬렉션」전은 말 그대로 기업체 임원실이나 귀빈접대실에 걸려있던 명품들을 일반에 소개하는 전시로 도쿄 오쿠라호텔 특별전시장에서 지난 8월6일부터 22일까지 열렸다.
작품을 내놓은 회사는 80년대말 고흐의『가세박사의 초상』을 8천7백만달러에 사들여 화제가 된 야스다(安田)화재해상보험을 비롯해 미쓰이(三井)물산.㈜마루베니(丸紅).日本經濟新聞.노무라(野村)증권.아사히맥주.가지마(鹿島)건설.사쿠라은 행등 쟁쟁한기업들이 포함돼있다.
일본 기업문화교류위원회가 주최한 이 전시는 고야마(小山五郎)사쿠라은행 명예회장등 다섯명의 재계대표가 각 기업의 톱경영자를설득해 열렸는데 마루베니社의 경우 5백80여점의 소장품중 대표작으로 꼽히는 르누아르의『에스타크의 올리브밭』등 4점을 출품했고 회화만 2백점 소장한 大成건설도 샤걀의 걸작『파리의 하늘』등을 출품했다.
이들 26개 기업들이 내놓은 67점의 총시가는 1백억엔(한화약8백억원)을 넘어 그 자체만으로도 화제가 됐다.특히 일본기업들이 80년대 후반 엔고를 업고 세계경매시장을 휩쓸다시피 사모은 쇠라.보나르.피사로등 인상파작가들의 작품과 르누아르.피카소.샤갈.쿠르베.유트릴로.르동.블라맹크등 거장들의 작품이 최초로일반에 소개돼 연일 관람객이 몰렸다.
이 전시에는 일본에서 호당 1천만엔 이상에 거래되는 우메하라(梅原龍三郎).오쿠무라(奧村土牛).요코야마(橫山大觀).후지다(藤田嗣治)등 일본근대미술 거장들의 작품도 함께 선보여 출품기업들의 안목과 재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한편 美IBM社는 소장품 매각 발표로 지난 1930년대 회사창업자인 토머스 왓슨사장이 미국풍경화작가인 윈슬로 호모의 작품을 구입하면서부터 시작된 60여년의 기업컬렉션역사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IBM社의 이번 발표로 미국미술계와 화 랑들은 주요한 후원자 하나를 잃었다고 아쉬워하고 있다.
[東京=郭在源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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