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의자원봉사>4.네덜란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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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1천5백만명의 국민중 2백70만명이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네덜란드는 영국에 이어 유럽내 자원봉사 선진국중 하나다.
네덜란드의 자원봉사분야를 들여다보면 영국과 비슷한 부분이 많다.20여년전 네덜란드 관리들이 영국을 방문,각종 제도를 도입해왔기 때문이다.두나라간 유사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런던의 자원봉사센터를 본떠 만든「네덜란드 자원봉사센 터」다.
유트렉트市에 자리잡고 있는 이 센터는 영국과 마찬가지로 전국적인 차원에서 자원봉사활동을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됐으며소규모 단체에서는 불가능한 학술적 연구및 對정부 로비활동을 담당하고 있다.
이밖에 전국의 모든 자원봉사단체들간 협력관계를 증진하기 위한「네덜란드 자원봉사연맹」,자연보호 단체들의 별도조직인「전국 자연보호 단체연합」등 전국적인 조직도 6~7개에 달한다.
이들 단체들이 정부의 보조금을 받고 운영된다는 점도 영국과 같으나 주무부서가 따로 없어 사회복지.문화.보건부등 3개 정부부처가 자원봉사활동을 측면지원하고 있다.
또 매년 4백만 길더(한화 16억원)의 예산이 자원봉사단체를위해 쓰여져 나라의 규모를 감안해볼때 영국 못지않는 정부차원의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자원봉사에 대한 네덜란드의 정책은 영국과 확연히 구별되는 특징이 있다.
영국이 중앙정부 차원에서의 지원을 강화하는 반면 네덜란드는 자원봉사 관련업무를 가급적 지방자치단체로 위임하려는 정책을 쓰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모든 업무를 일선기관에서 담당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철학에서 나온 정책이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1백20여개의 자원봉사사무소가 이러한 네덜란드 정부의 노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기관이다.
이곳에서는 자원봉사자를 필요로 하는 분야를 파악한뒤 적당한 사람들을 소개하고 카운슬링법.수화법등 실무교육을 하기도 한다.
이와관련,네덜란드의 지방자치단체는 자원봉사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재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아 전국 구석구석에 자원봉사활동이 뿌리내릴수 있게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이 없었더라면 우리 시는 죽은 도시였을 것』이라고 표현한 덴버트市 시장의 연설에서도 이같은 정신이 잘 나타나있다. 장애자.환자등을 위한 각종 봉사활동은 물론 자연및 동물보호를 위한 시설운영에 이르기까지 모든 자원봉사단체들이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네덜란드에서 자원봉사분야가 발달할수 있게된 비결은 바로 지방자치단체의 전폭적인 지원에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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