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태국의 노 섹스 데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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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배울만큼 배운 泰國 가정주부들 가운데 상당수는 남편이 아침에출근할 때면「비상시에 대비해」한 두개의 콘돔을 남편의 호주머니속에 슬쩍 넣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대다수의 泰國 남성들이『행복이란 돈을 주고 섹스를 즐기는 것이며,우 리는 열심히 일하니까 그같은 행복을 누릴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매일 50만명 가량의 泰國 남성들이 사창가를 찾는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대학 선배나 직장 상사가 후배들을 데리고 사창가를 찾는 것은 보통이고 아버지가 10대 의 아들을 데리고 가 돈을주고 들여보낸 다음 일을 끝내고 나오기를 기다리는 경우도 흔하다니 이 정도면 泰國의 섹스 문제가 어느 정도에 이르고 있는가를 짐작할만 하다.
그같은 섹스의 무절제한 범람이 泰國을「에이즈의 왕국」으로 불리게 한 것은 당연하다.그에 뒤따르는 모든 유형의 비극도 泰國사회 전체를 앞이 보이지 않는 혼란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고있다.관련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1 %에 달하는 50만명이 에이즈 바이러스 보균자라는 것이며,세계보건기구(WHO)는 2000년에 이르면 최소 2백만명에서 최고 4백만명의 泰國人들이 감염되리라 전망한 일도 있다.재작년엔가 泰國 보건부장관은『우리들의 性관습을 과감히 바꾸 지 않으면 10년 뒤에는 에이즈 환자가 아닌 사람을 찾기 어렵게될 것』이라고 말해 안팎으로 큰 충격을 던져주었다.
泰國정부가 性방종과 섹스관광의 호황에 뒤따르는 에이즈의 창궐로 골치를 썩여온 것은 새삼스러운 이야기가 아니다.수시로 대책을 내놓고 에이즈의 확산을 막으려 부심하고 있지만 얼마쯤 지나면 도로아미타불이 되기 일쑤다.泰國의 매춘관광사업 은 정치인에서 경찰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재미를 볼 수 있는 짭짤한 장삿거리이기 때문이다.
최근 泰國정부는 또다시 두가지「대책」을 잇따라 발표했다.하나는 매주 한번꼴로 찾아오는 佛敎聖日엔 모든 섹스업소의 문을 닫게 하는 「노 섹스 데이」를 제정하리라는 것.
다른 하나는 18세 미만의 소녀들과 性관계를 갖는 외국인들은내 국인과 똑같이 처벌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 외국 관광객에 대해서는 그 명단을 해당국 공관에 통보키로 했다니 泰國의 섹스관광 경험을 자랑스레 떠벌려온 韓國의 호색한들도 속이 뜨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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