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끼리 교환과외 아파트촌 중심 성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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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강남 등지의 젊은 주부들 사이에서 각자 자신있는 과목을 하나씩 맡아 서로의 아이들을 가르치는「바터제 과외공부」가 유행하고있다. 방배동 소라아파트에 사는 주부 洪壽杓(35)씨는 지난 여름방학부터 내년에 국민학교에 들어갈 둘째딸의 친구 엄마와 합의,두 아이에게 피아노와 한문.글짓기 등을 나눠 가르치고 있다. 매주 월.수.금요일마다 두아이에게 한문과 글짓기를 가르치는洪씨는『자기자식 가르치기가 가장 어렵다고들 하지만 남의 아이가있다보니 객관성도 유지하게 되고 무엇보다 내 아이를 바로 알게되어 좋다』고 말한다.
방배동 인광아파트에도 기악.영어.한문을 전공한 세사람의 엄마가 4명의 아이를 가르치는 팀이 있다.이중 선생님 역할을 못하는 엄마는 매번 간식을 마련,나름대로 기여하는데 서로 돈을 절대 받지 않는게 원칙이라고.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金東顯주부(41)의 경우는 중1짜리 아들과 아들친구에게 영어를 가르친다.매주 두번 가르치는데 한달에 20만원을 받는다.
미국에서 2년간 어학연수를 받은 金씨는『아들 친구의 엄마가 다른 과목을 하나 가르쳐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적당한돈을 받는 것이 서로에게 떳떳한 것 같다』고 말한다.
「바터제 과외공부」의 엄마 선생님들은 이같은 十匙一飯식의 공부 가르치기의 장점으로▲학과공부에 그치지 않고 인간교육까지 할수 있고▲과외비를 아낄 수 있다는 점 등을 꼽았다.그러나 각자투철한 책임감이 없을 경우 팀이 깨지기 쉽다는 약점도 함께 지적하고 있다.
「내아이 내가 가르치기」붐이 일면서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전문성을 키우고 싶어하는 엄마들을 위한 지도자 양성 프로그램도 늘어나는 추세다.백화점의 문화센터등 사회교육기관에서는 어린이 글쓰기.유아미술.국민학교 영어부문의 지도자 양성과정 을 앞다퉈 개설하고 있다.
〈李德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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