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변해야미래가산다>조완규 前교육부장관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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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후기대 입시문제 유출사건이 터졌던 92년 1월 서울大 총장재임中 발탁돼 93년 2월까지 6共 마지막 교육부장관으로 재임했던 趙完圭 前장관(現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은 취임초 유달리 대학의 자율화를 강조했었다.
-서울대 총장시절 교육부의 관료주의적 행정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주장을 많이 폈는데 장관으로 재임하면서 이를 고쳐놓았다고 보십니까.
▲장관이 되면서 바로 대학관련 부서 실.국장들을 불러『이 시점부터 일절 대학에 간섭하지 말라』고 지시했습니다.대학총장시절교육부로부터「협조사항」등 부당한 요구를 많이 받아봤고 지성인 집단을 몇몇 관료나 각종 규정으로 간섭.감독하는 것은 마땅치 않다고 생각해 왔거든요.그 결과 걸핏하면 대학에 대해 국장이 공문을 내리고 과장이 전화를 걸어대곤 하던 행태는 많이 고쳤습니다. 그러나 대학 관련법.교육공무원법.교육법 등 종래의 법규정이 사사건건 대학에 간섭하도록 돼있어 이를 고치지 않고는 자율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런 법령을 왜 개정하지 못했나요.
▲법을 하나 바꾼다는 것은 엄청나게 어려운 일입니다.내 입장에선 시간도 별로 없었습니다.취임후 업무파악을 하다 4월부터는9월의 예산국회에 대비한 예산안을 짜야했고 그 이후엔 바로 대학입시를 치러야 했으니까요.
-13개월이란 재임기간이 소신을 펴기엔 너무 짧았다는 말씀이군요. ▲교육행정은 적어도 3~5년 앞을 내다보고 계획해야 하는데 교육부장관 평균재임기간이 1년3개월쯤 되고 2년만 재임해도 장수했다는 소리를 듣는 풍토는 잘못된 것입니다.
대통령은 교육부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인지 충분히 검토하고 장관을 임명해야 하고 해당자도 재임중에 대통령의 충분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다짐을 받은 뒤 장관직을 수락해야 한다고봅니다.내 경우는 정권말까지 임기가 13개월로 정해져 있는 상황이라 장관을 안맡겠다고 버텼는데 끝내 발령이 났습니다.
-지금의 대학 자율화.민주화 수준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총장이나 교수를 마음대로 해임하던 5.6共 시절과 비교하면알게 모르게 자율권이 많이 신장된 것은 사실입니다.그러나 아직도 대학이 자율을 해나가는데 걸림돌이 많습니다.
〈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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