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통합 진통-계파마다 계산 분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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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1일 아침 야당가는 부산했다.민주.신민 양당은 모두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야권통합문제를 논의했다.이에 앞서 각 계파들은 별도의 모임을 갖고 전략회의에 분주했다.상황은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졌다. 민주당 李基澤대표,權魯甲(목포).柳晙相(보성).韓光玉(관악 갑)최고위원,文喜相대표비서실장(의정부)등은 이날 아침 시내호텔에서 회동했다.이들은 주류측 핵심인사들.통합의 당위성을다시 확인하고 기존의 방향을 계속 밀어붙여야 한다는 데 의견을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혁의원모임도 이날 의원회관 8백22호실에 모였다.이들은 李富榮최고위원(강동 갑)과 통합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정리문제를 논의했다.신민당 일부의원들의「자격」과 통합논의과정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金元基최고위원(정읍)도 계보사무실인 한백연구소에서측근들과 모여 통합문제를 논의했다.
비주류측 주력인 金相賢계는 31일 저녁 의원회관에서 모였다.
金相賢고문(서대문 갑),愼順範최고위원(여천),辛基夏총무(광주 동),張基旭.金末龍.鞠鍾男.朴正勳(이상 전국구).吳坦(전주 덕진).姜喆善(옥구).金元吉(도봉 을)의원등이 참석 했다.
최고위원들은 회의시작전까지 입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의 공조가능성을 모색했다.金元基-李富榮최고위원과 趙世衡-愼順範최고위원이귀엣말을 나누는 것이 눈길을 끌었다.
이날 權최고위원은『통합은 절대적 명제다.조건을 시비할 상황이아니다.거대여당의 독주를 견제할 단일야당을 바라는 국민의 여망에 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韓최고위원은『비밀협상에 대한 논란이 있는 것을 안다.그러나 이문제는 통추위를 소집,가동하면 해결된다』고 가세했다.
愼최고위원은 공세를 폈다.『통합문제를 기득권의 연장책으로 이용하려 해서는 안된다.공동대표제로 한다면 민주.신민 양당의 통합전당대회전에 민주당전당대회를 따로 열어 민주당몫의 공동대표를결정해야 한다.너무 앞서 얘기가 나와 통합이 성 사되지 않을 경우 당의 이미지가 실추된다』고 지적했다.
金최고위원은 통합당사자인 신민당의 金東吉공동대표는 사표를 내고,朴燦鍾공동대표는 통합수임기구에서의 공식논의를 주장하고 있음을 지적하며『신중치 못했다.통합은 개인적 이해가 개입돼서는 안되며 성실한 자세로 해야한다』고 공격했다.
趙최고위원은『통합은 해야한다.그러나 밀실에서 논의해서는 실패한다.서울시장후보는 공선직이지 흥정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趙최고위원은『다음주중에 중대한 결심을 밝히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盧武鉉최고위원은『당통추위에 통합협상내용을사후보고라도 했어야 한다.이런식의 통합은 불가능하다』고 반발했다. 신민당도 바쁜 모습이었지만 차원이 달랐다.金東吉공동대표는계속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때문에 우선은 金대표와 연락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朴燦鍾공동대표를 비롯한 당내의 많은 인사들이 金대표와의 접촉을 시도했다.하지만 모두 불발에 그쳤다.李基澤 민주당대표나 李鍾贊 새한국당대표도 마찬가지로 노력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결국 통합논의는 한발도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당내에서는 여전히「先통합선언 後체제정비」와「先체제정비 後통합선언」을 놓고 논란이 있었으나 통합에 앞장섰던 당사자가 증발된 상황이라 의미가없었다.이런 가운데 楊淳稙최고위원(전국구)을 비 롯한 비주류는金공동대표의 사표를 수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야권 통합의 길이 험난함을 말해 주는 양당의 회의였다.
〈金敎俊.金鉉宗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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