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누빌 젊은 한상 네트워크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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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전 세계에 진출해 있는 한인 경제인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세계한상(韓商)대회가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다. 올해로 6회째인 이번 한상대회에는 37개국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3000여 명의 한인 기업인들이 참가한다.

대회장을 맡은 최종태(56·사진) 재일한국상공회의소 회장은 “대회가 한인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 차원을 넘어서 실질적인 사업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의 대회가 다소 행사 및 의전에 치우쳤다는 지적인 것이다.

주최 측은 이를 위해 참가자들 간의 1 대 1 미팅, 업종별 상담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최 회장은 “1 대 1 미팅은 참가자들이 대회 전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적당한 상대를 물색하게 했기 때문에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예년보다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상대회 기간 중 열리는 기업전시회에 마련된 부스는 418개. 지난해보다 50개 이상 늘렸지만, 전시회 참가를 희망하는 중소기업들이 넘쳐 대기자까지 생길 정도라고 한다. 최 회장은 “해를 거듭하면서 한인 네트워크가 실제 사업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참여 열기가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대회에서는 수출상담 6000여건 3억4000만 달러, 양해각서 체결 15건의 성과를 냈었다.

2005년부터 재일동포 기업인 1만여명이 회원으로 있는 한국상공회의소를 이끌고 있는 그는 이번 대회에 50여 명의 3, 4세 재일교포 기업인들을 초청했다. 지금까지 1, 2세 기업인들이 주로 참가했지만, 젊은 층이 대거 참여하도록 유도해 네트워크를 넓혀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최 회장은 한상 네트워크의 발전을 위해 대회기간 중 몇가지를 제안할 생각이다. 매년 대회에 참가해온 30여 명의 리딩 CEO들에게 매년 1인당 1만달러 정도씩을 걷어 국내 중소기업 진흥 및 젊은 기업인 양성에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중국 화상(華商)대회가 그러듯이 고국 바깥에서 대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교포 2세 기업인인 최 회장은 일본 고베에서 ‘야마젠 그룹’이라는 이름으로 운수·파친코·부동산임대업을 하고 있다. 그룹 외형은 1500억엔(1조1900억원) 정도. 올 1월 타계한 재일 민단 최초의 여성 부단장 권병우 여사의 장남이다. 권 여사는 1988년 서울올림픽 때 민단 부인회를 통해 펼친 ‘하루 10엔 모으기 운동’ 으로 한국정부에 이동화장실 370개를 기증했고, 외환위기가 닥친 98년에는 ‘나라 살리는 통장 갖기 범국민운동본부’를 발족해 그 수익금으로 실직자 자녀를 돕기도 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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