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섬에가고싶다>牛島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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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城山 日出峰에 올라보면 왼쪽으로 소처럼 누워 있는 섬이 눈에들어온다.그것이 牛島다.
대개의 여행자들은 城山浦에서 발을 돌리게 마련이다.
그러나 한 번 마음먹고 건너가 보면 그렇게 아늑하고 마음이 편할 수가 없다.
우도에서는 소처럼 느긋해야 우도의 맛이 난다.우선 선착장에서쉽게 발길 닿는 곳이 등대쪽인데 올라가다 우측 잔디밭에 엎드려깎아지른 절벽을 보는 맛은 얼음집으로 들어가는 기분이다.그러나그것이 우도의 전부는 아니다.
우도의 시작에 불과하다.그것은 이곳 주민들이 명월 명월하는 晝間明月,즉「광대코지」라는 곳이다.
이곳에서 성산 일출봉을 바라보는 맛이며 한라산을 바라보는 경관을 우도팔경중「천진관산」(天津觀山)이라 하는데 天津이란 그곳지명이니 그 곳에서 한라산 쪽,그 많은 오름(산봉우리)을 보라는 말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쇠머리(牛島峰.132m)밑의 기암절벽을「후해석벽」(後海石壁)이라고 하는데 그쪽 바위의 모습을 말로 표현하긴 어렵다.이중 동굴로 이루어진 이곳은 썰물이 돼서야 입구를찾을 수 있다.
들어가는 굴은 좁고 안에 있는 굴이 더 넓어서 별천지를 이룬다. 우도는 성산포와 가까운 거리(3.8㎞)이지만 물살이 거세폭풍주의보라도 내리면 발이 묶이는 섬이다.
비 오는 날이 제주시 쪽보다 한 달이 더 많은 1백39일이고강우량도 많아서 1년에 1천8백㎜나 쏟아진다.
우도에는 규모는 작지만 백사장이 세 군데나 있다.그 중 하나는 검멀레(검은 모래밭)라고 하는데 모래찜질 장소로 잘 알려져있다. 그리고 우도 서쪽에 산호 모래사장이 있고 탁진동 쪽에도백사장이 있어 가족 단위로 조용하게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봄바람에 나부끼는 보리밭의 풍경도 이곳 아니고서는 보기 힘들다.파도에 물결치는 보리밭의 시원함은 우도에 와 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낭만이다.
우도에서는 1698년부터 방목이 시작됐다고 한다.
***토종대신 수입소가 우도의 땅은 바다 만큼이나 비옥하다.
주 농산물은 땅콩.감자.고구마.마늘.보리 등이다.10년 전만 해도 우도엔 우도 토종인 때깔 좋은 소가 여기저기서 풀을 뜯고있었는데 지금은 수익성이 없어서 멸종되다시피 했다.
섬 전체를 덮고 있는 수입소 볼품없는 뿔에 억센 몸매가 어쩐지 거부감마저 들어 우도의 풀이 아깝게 느껴질 정도다.우도에는여자가 남자보다 2백11명이나 더 많다.그리고 해녀만도 4백명이 넘는다.
지금도 바다에 나가보면 삼십을 넘는 아녀자들을 위시해서 팔순에 이르는 할머니들까지 물질을 하고 있다.30세 미만의 여자는찾아볼 수가 없다.앞으로 30년만 지나면 바다에서 물질하는 해녀를 찾아볼 수 없을 것이라는 현지 주민들의 말 이 씁쓸하기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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