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씨 지금, 출마 깊이 고민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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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대선 '마지막 변수'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출마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정치권에선 이 전 총재의 출마 문제와 관련해 서청원(사진) 전 한나라당 대표의 동선을 주목하고 있다.

서 전 대표는 2002년 대선에서 당 대표로 이회창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지냈고 지난 8월 한나라당 경선에서 박근혜 전 대표를 밀었다. 그런 그가 15일 이 전 총재와 90분간 단독으로 오찬 회동을 했다.

서 전 대표는 26일 상도동 자택에서 기자와 만나 "(출마 문제에 대해) 이 전 총재의 아랫사람들이 움직인다고 들었다"며 "지금 가장 깊이 고민하는 사람은 이 전 총재"라고 말했다.

15일 회동에서 서 전 대표는 이 전 총재에게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박근혜 전 대표 측 인사들을 당 인사에서 배제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고 한다. 서 전 대표에 따르면 이 전 총재도 호응했다. 이 전 총재는 이전부터 자신의 대변인 역할을 했던 이종구 특보가 이 후보 진영으로 옮겨간 데 대해 불쾌한 심정을 표출해 왔다. 다음은 서 전 대표와의 일문일답.

-이 전 총재의 무소속 출마설이 나돈다. 15일 회동에서 무슨 얘기를 했나.

"나도 들었다. 그런 얘기는 오가지 않았다. 이 전 총재가 나에게 그런 얘기를 할 분이 아니다. 신중한 분 아닌가. 그 문제로 지금 가장 고민할 사람은 이 전 총재다."

-서 전 대표가 이 전 총재에게 출마를 권했다는 얘기도 있는데.

"내가 그럴 사람인가. 그의 판단을 도울 수도 없다. 자칫 역사의 죄인이 될 수 있다. 쉽게 결정할 수도, 쉽게 그러라고 조언할 수도 없다. 그런 책임을 질 사람이 있을까. 동참하기 쉽지 않다."

-이 전 총재가 도와 달라 하면.

"도와 달라고 안 할 거다. 이 전 총재가 대선 후보로 등록한 뒤엔 모르겠지만…."

-이 전 총재의 지지모임인 창사랑과 박 전 대표의 지지모임인 박사모가 힘을 합친다는 얘기도 나온다.

"우리와 무관하다. 박 전 대표를 돕던 위원장급은 안 움직이고 있다. 그 밑에서 돕던 사람들이 (이 전 총재에게) 많이 가서 돕는 것 같더라."

-박근혜 전 대표가 이 전 총재를 도울 것이라고 보나.

"(박 전 대표의) 이미지가 좋은데 왜 움직이겠는가. 나빠질 이유가 없다. 박 전 대표는 5년만 기다리면 61세다. 정치하기 좋은 나이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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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토론방] 이회창 전 총재의 대선 출마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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