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인터뷰>자원봉사 高入반영 이준해 서울시교육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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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지금 자라나는 국.중.고교생은 그야말로 21세기를 살아갈 주역들입니다.21세기를 살아갈 청소년에게 더이상 암기력으로 측정되는 20세기의 교육을 강요하지 않는 것,그것이 남은 임기중최선을 다해 추진해나갈 과제입니다.』 27일로 취임 2주년을 맞은 서울시교육청 李俊海교육감(65)은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가시적 성과가 적었다』는 반성으로 4년임기의 전반을 마친 소감을 대신했다.
李교육감은 中央日報와의 인터뷰에서 남은 임기동안 실질적인 全人교육 추진과 통일교육의 확대,그리고 시행 20년째인 고교평준화 정책의 재정비 등을 주요 교육목표로 꼽았다.
-朴弘 서강大총장의 主思派관련 발언으로 통일.이념교육의 필요성과 함께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습니다.국.중.고교의 통일교육은어떻게 개선돼야 합니까.
▲국.중.고교의 교육환경은 대학과 또달라 사상과 이념의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물론 소위 全敎組문제가 심각했던 시절 고교생의 좌경화 문제가 대두된 것도 사실입니다만 全敎組관련 해직교사의 복직등 원천적 문제 가 상당부분해결됐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동안 이루어진 통일교육이 피상적 수준에 그쳤다는 문제를 심각하게 반성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통일교육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직접보고 들으며,만지고 체험하는 교육으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교재개발과 교사 연수를 시행할 것입니다.
-통일교육은 결국 전인교육의 일부로 추진될 수 있다고 봅니다.일선 교육현장에서는 아직도 입시위주의 교육이 자리잡고 있는 것 아닙니까.
▲가장 가슴 아픈 부분을 지적했습니다.
우리나라 교육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현재의 획일적 교육에서 탈피,개개인의 다양성이 인정되고 적성이 개발되는 교육이 돼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98학년도 입시부터 사회봉사활동 경력을 입시성적에 반영하는 서울교육청의 새로운 고교입시제도가 그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사회봉사활동을 굳이 점수로 환산하면 부작용도 있지 않겠습니까. ▲선진외국이 대입.고입에서 사회봉사활동 경력을 반영하는 것은 이웃사랑의 정신을 몇년동안 책으로 배우는 것보다는 체험으로 깨닫게하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봉사활동에 감격하는 이웃에게서 느낄수 있는 희열과 보람을 체험시키는 것이지요.
이 구체적 체험을 겪어보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학력을 평가하는 방법이 바뀌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해방후 지금까지 시험성적 이외의 방법으로 입시査定을 해본 적이 없지 않습니까.
▲사회봉사활동의 입시반영은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98학년도 고입대책반을 구성,시행착오가 없도록 대비하고 있습니다.하지만 혼자 사는 노인이 숨진지 며칠뒤에 발견되고 이기주의가심화되는 사회현실 속에서 학생들이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의 범위는 무궁무진하다는 게 실무팀의 의견입니다.
현재 학생들의 봉사활동을 수용할 수 있는 기관과도 협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10월말께 구체적 시행방침이 발표될 수 있을 것입니다. -95학년도부터는 6차교육과정이 시행됨으로써 중학교에환경.컴퓨터 과목이 신설되는등 많은 변화가 있게 됩니다.새로운교육과정의 준비상황은 어떻습니까.
▲솔직히 말해 교과과정 개편과 교원양성 정책이 맞아 떨어지지못해 내년도의 중학교 환경과목 교육은 어렵게 됐습니다.교육부 차원에서 환경교사 양성등 대책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밖의 변경내용들은 준비단계에 따라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역교육을 강조해 개편되는 국민학교 사회과목 교과서에는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와 동참을 북돋우기 위해 사회봉사활동의 고입사정 반영과 맥을 같이하는 내용을 포함시켜 연계성을 갖게 할 계획입니다.
-취임후 학교운영 지원에 최우선을 둬 92년대비 학교교육비가국민학교는 무려 97.7%나 증액됐습니다.그러나 상당수의 일선학교가 학교운영비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不用額으로 처리하는사례가 지적돼왔습니다.
▲지적하신 문제는 교장의 권한강화와 함께 학교운영능력 개발이뒤따라가지 못한 결과이기도 합니다.교무와 서무를 두루 꿰뚫는 학교경영능력을 향상시키도록 교감등 승진대상자에게 연수기회를 확대하고 학교예산집행의 필요한 단계마다 중간점검이 되도록 하는 새 회계안이 마련돼 95학년도부터 시행될 것입니다.
-고교평준화 정책이 시행된지 만20년입니다.재검토돼야 할 시기라는 지적이 제기돼왔지 않습니까.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은 선의의 경쟁이라고도할 수 있습니다.따라서 적정한 정도의 자극이 되는 경쟁을 부추기고 하향평준화를 막아 21세기에 대비한 국가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도 평준화정책이 재정비돼야합니다.다만 평준화정책이 재수생문제와 과열과외로 생겨났다는 점을 명심해 필요한 부분만 손질돼야 합니다.이를 위해서는 교육부가 가지고 있는 권한의 상당부분을 지방자치교육단체에 위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그동안 교육감으로서 가장 어려웠던 문제는 어떤 것이었습니까. ▲아마 저를 가장 곤혹스럽게 했던 사건은 중앙일보의 공로가지대했던 「상문고 사건」이었을 것입니다.(웃음) 내신조작사실이확인됨으로써 교육에 대한 불신이 되살아났었지요.하지만 내신성적관리가 더욱 철저해지는 전환점이 됐습니다.
***학부모 협조 필수적 또한 일부 全敎組 소속 교사들이 복직되지 않은 채 전교조 활동을 계속하고있는 것도 안타까운 일입니다. -마지막으로 학부모들에게 교육감으로서 당부하고 싶으신 점은 없습니까.
▲학교에 대한 재정지원 확대를 통해 학교재정형편상 학부모에게주었던 경제적 부담을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따라서 학부모의 학교협조가 필요한 부분은 재정지원에서 인간교육지원으로 방향이 바뀌어야 할 것으로 봅니다.
학생을 종(縱)으로 줄세워놓고 커트라인에 드는 소수만을 위한교육이 아니라 모두가 개인의 능력에 따라 횡(橫)으로 줄서서 함께 하는 교육을 이루기 위해서는 학부모의 이해와 협조가 필수적입니다.
〈權寧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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