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를 사랑한 리틀 맘 수정이

중앙일보

입력

18살 미혼모의 이야기가 뮤지컬 형식의 모노드라마로 그려진다.

11월 1일부터 대학로 상명 아트홀에서 공연되는 '민들레를 사랑한 리틀 맘 수정이'(연출 조재현·극본 이민욱·작곡 신상우 배성학·편곡 허수현)라는 작품이다.

고등학교 2학년, 고등학교의 타악반 반장인 수정이는 장차 유명한 국악인이 되는게 꿈이다. 어느 겨울방학, 친구들과 떠난 캠프에서 재미 유학생 민수 오빠와 사랑을 나눈 수정이는 한번의 실수로 임신을 하게된다. 낙태의 두려움, 부모님께 말 못하는 상황 속에서 수정이는 무작정 집을 나오고 서해안의 어느 바닷가 마을에서 아이를 출산한다. '민들레'라는 이름의 아이, 보건소 의사는 아이를 입양 보내라 권하고 수정이를 거둬준 욕쟁이 할머니는 동네 홀아비에게 시집가 편하게 살라고 보챈다. 겨울이 끝날 무렵 잦은 병치레를 하는 민들레, 그리고 거센 태풍이 그들을 덮친다.

'민들레를 사랑한 리틀 맘 수정이'는 배우 한 명이 두시간에 가까운 공연을 이끌어 가는 모노드라마다. 주인공 수정이 역으로는 현재 서울예대 국악과에 재학 중인 오주은(20)이 캐스팅 됐다. 공개 오디션에서 148:1이라는 경쟁을 뚫고 선발된 신인이다. 대학생 배우가 모노드라마의 주인공을 맡았다는 것부터 화제가 되고 있다.

작품을 이끌어가는 형식 역시 특별하다. 애니메이션과 그림자 인형극을 통해 배우 혼자 무대를 꾸미는 한계를 벗어나고자 노력했다. 극을 보는 관객들 역시 액자식 구성에서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뮤지컬 형식을 끌어와 노래와 음악이 함께한다. 바닷가 섬마을을 배경으로 주인공이 부르는 노래는 아름다운 서정을 담아냈고, 장구와 해금 등 국악기가 접목된 음악은 OST로 제작되며 또 다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연출을 맡은 조재현 감독은 "더 이상 수정이 와 같은 친구들이 나오지 않기 위해 내가 해야 할 역할을 찾음과 동시에 수정이는 참으로 사랑이 절실하게 필요한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며 "외롭게 쓸쓸히 자신의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리틀 맘 수정이는 힘과 용기를 줄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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