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업>영화"남자가 사랑할때" 앤디 가르시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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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깎은 로마조각을 보는듯 세련되고 이지적인 미남얼굴에 라틴계다운 열정이 넘치는 배우 앤디 가르시아.
최근 멕 라이언과 공연한 영화『남자가 사랑할때』(When aman loves a woman)에서 폭력영화는 물론 애정영화까지 성공적으로 잘 이끄는 전천후 배우임을 과시하면서 주가를 크게 높였다.권태기 부부의 애정과 갈등문제를 그 린 이 영화에서 가르시아는 진실된 사랑과 인내를 잘 묘사한 내면연기로 호평받았다. 그는 지금까지『대부3』『블랙레인』『언터처블』등에서 강인하고 냉정한,직선적인 남성상을 주로 보여줬다.하지만 이 영화에서 그는 세심하고 따뜻한 가장의 이미지까지 보태 바야흐로 폭넓은 연기파 배우의 대열에 접어든 것이다.
가르시아는 쿠바난민 출신.56년 아바나에서 태어나 다섯살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간 그는 쿠바인들이 몰려사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성장했다.
대학에서 연극을 공부하고 지방극단에서 배우생활을 하던 그는 83년에야『죽음의 계절』로 영화에 데뷔했다.우수에 젖은듯한 눈을 가진 매력적인 이 남자는 데뷔때부터『신인답지 않게 세련된 내면연기가 일품』이라는 연기평을 얻어냈다.
87년에는 개성파 연출자 브라이언 드 팔마감독의『언터처블』에서 경찰저격수 나타역을 맡아 케빈 코스트너.숀 코너리.로버트 드 니로등 쟁쟁한 연기자들과 나란히 출연,이름을 날리게 됐다.
89년 동경영화제에 출품돼 많은 찬사와 관객의 환 호를 받았던리들리 스콧감독의『블랙 레인』에서 그는 열혈형사역을 맡아 연기력을 과시했다.
90년 프란시스 코폴라감독의『대부3』에서 반항적이면서도 이지적인 성격으로 숙부(알 파치노扮)로부터 대부자리를 물려받는 역을 맡으면서 그는 스타가 됐다.그에게 배역을 맡기기 위해 감독은 대본을 고치고 원래 예정됐던 로버트 드 니로와 프랭크 시내트라.마돈나의 출연을 취소시켰다.그만큼 가르시아의 이미지와 연기력을 높이 산 것이다.
***『대부3』 통해 스타부상 감독들이 이토록 가르시아를 선호하는 이유는 배역성격에 대해 철저하게 파고들어 연구하는 그의노력 때문이다.그는 극중 인물이 뭘 느끼고 있는가를 팬들이 실감할 수 있게 자연스러우면서도 정교한 연기를 한다.영화마다 관객을 빨아들이고 젊은층에서 장년층까지 폭넓은 팬을 확보한 원동력은 그의 타고난 얼굴이 아니고 이같은 노력에 있는 것이다.
글=蔡仁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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