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비디오 보며 한곡조 음란노래방 성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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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건전한 음주문화정착을 목적으로 업종이 신설된 노래방.단란주점가운데 일부 업소가 음란비디오를 틀어주고 웃돈을 받는가하면 밀실을 차려 철야영업을 하는등 변태와 탈선으로 치달아 새로운 사회문제로 등장했다.
이같은 신종 음란유흥업소들은 최근 당국의 단속이 소홀한 틈을타 서울 강남일대와 신촌등에서 직장인.대학생.X세대 오렌지족등을 상대로 급격히 늘고 있으나 당국은 단속은커녕 그같은 업소들이 있다는 사실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청소년들에게도 무방비로 노출된 형편이다.
◇현장=25일 오후 6시30분 서울중구을지로S빌딩 지하A노래방. 카운터에 노래방기계 3~4대를 설치해놓고 손님을 맞는 이업소는 각방에서 흘러나오는 찢어질듯한 손님들의 열창소리만 들으면 일반 노래방과 똑같다.
그러나 시간당 1만원인 일반 노래방보다 2배이상인 시간당 2만5천원을 내면 손님은 주인에 의해 다른 밀실로 안내되고 밀실비디오에선 그룹섹스.강간등 적나라한 성행위 장면 위에 일반 노래방과 같이 가사 자막이 상영된다.
이 업소에 온 손님들은 대부분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있는듯 업소에 들어오자 마자 주인에게『아저씨 좋은거 있죠』라는 말을 했고 주인은 웃으며 곧바로 밀실로 안내했다.
업소측은 그러나 출입문 근처에 있는 방에는 다른 노래방과 다름없는 일반 화면을 보여줘 얼핏보기엔 정상영업을 하는 것처럼 위장하고 있었다.
같은 날 오후 11시 서울성동구화양동 화양네거리 B단란주점에선 20여평 남짓한 룸에서 일반 손님들이 술을 마시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취객 4명이 들어와 주인에게『알고왔으니 좋은 화면좀 보자』고말하자 20대초반의 종업원은 한동안 경계하는 표정으로 손님의 아래위를 쳐다보더니『따라오라』며 벽쪽으로 다가갔다.
주인이 나무기둥을 옆으로 밀어내자 벽뒤로 비밀통로가 나왔고 좁은 통로를 따라 들어가자 7~8평 남짓한 밀실이 나타났다.
『단골손님들만 받으니 매상 좀 올리셔야 합니다.』 남녀간 애무와 성행위 장면으로 엮어진「오리엔탈 마싸지」라는 음란비디오를틀어주며 종업원이 말했다.
이 업소는 심야영업단속을 비웃기라도 하듯 밖에서 문을 걸어잠근뒤 새벽 4시까지 영업을 계속했고 손님중에는 20대전후 청소년들도 많았다.
이 단란주점에서 10여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파출소가 있었지만 업소측은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 눈치였다.
◇문제=보사부에 따르면 6월말 현재 전국의 단란주점은 9천7곳,경찰이 허가.감독권을 갖고있는 노래방은 1만9천1백95곳이다. 그러나 실제는 이보다 3~5배이상 많은 무허가업소가 난립,영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 한국유흥업중앙회의 추정이다.이중 상당수가 당국의 단속이 제대로 미치지못하는 상태에서 여러 형태의불법영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특히 이들 업소는 청 소년.어린이까지 포함한 가족단위 이용객도 많아 일부업소의 변태영업이 확산될 경우 청소년교육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表載容.金東鎬.金寬鍾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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