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붙은 '우주 전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8면


<그래픽 크게보기>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23일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가 발사되고 있다. 디스커버리호는 10일간 우주에 머물며 국제우주정거장(ISS)의 동력원인 태양광 집적패널 수리 등의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케이프커내버럴 AP=연합뉴스]

냉전 이후 주춤했던 우주 개발 경쟁이 새롭게 불붙고 있다. 기존 우주 강국인 미국과 러시아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며 우주 공간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하게 선두다툼을 벌이는 가운데 중국.일본.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특히 하루가 다르게 커지는 경제력을 바탕으로 우주 대국의 야심을 꿈꾸는 중국의 약진이 눈부시다.

◆우주 공정(工程) 나선 중국=2003년 세계에서 세 번째로 유인우주선 '선저우(神舟) 5호'를 쏘아 올리며 우주 개발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중국은 2010년까지 추진할 우주 탐사 프로젝트를 지난 5월 발표했다. 유인 우주선 발사, 달 탐사, 지구 정밀 관측 등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들이 포함됐다. 달 표면 탐사를 위한 '창어 1호' 발사도 이 계획의 일환이다. 내년에는 세 번째 유인 우주선 '선저우 7호'를 발사할 계획이다.

2012년엔 무인 탐사선을 달에 착륙시키고, 태양 관측 위성인 '콰푸(父) 1호'도 쏘아 올릴 예정이다. 2009년 러시아와 공동으로 화성을 탐사하고, 2020년까지는 달에 사람이 상주하는 우주 기지를 건설하는 계획도 세워 놓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의 우주공간 선점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긴 프로젝트들이다.

일본과 인도도 우주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일본은 중국보다 앞서 지난달 중순 달 탐사 위성 '가구야'를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다. 신흥 경제대국으로 떠오른 인도도 내년 초 자체 개발한 달 탐사 위성 '찬드라얀 1호'를 발사할 예정이다.

◆우주 강국 미·러의 경쟁=미국과 러시아는 지난해부터 달과 화성 탐사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며 냉전 시대를 방불케 하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 연방우주청은 8월 말 "2025년까지 달, 2035년까지는 화성에 유인 우주선을 보내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 프로그램엔 2028년 무렵 달에 유인 우주기지를 건설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러시아는 2012년 시험 비행을 목표로 '클리퍼(Clipper)'란 이름의 차세대 우주선도 개발하고 있다. 클리퍼는 현재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우주인과 화물을 실어 나르는 '소유스' 우주선의 임무를 대신하는 것은 물론 달과 화성 탐사에도 이용될 예정이다.

풍부한 오일 달러 덕에 고도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러시아의 우주 개발 의지는 막대한 예산에서도 읽힌다. 러시아는 내년 우주개발 예산으로 15억 달러(약 1조3000억원)를 책정했다. 160억 달러가 넘는 미항공우주국(NASA) 예산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10년 전에 비해 10배나 늘어난 액수다. 러시아의 우주 개발 계획은 지난해 말 발표된 미국의 계획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 강하다.

미국은 2024년까지 달에 유인기지를 건설하고 이를 화성 탐사를 위한 전초기지로 이용한다는 계획을 지난해 12월 발표했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2030년까지 모두 1000억 달러라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을 예정이다. 러시아의 차세대 우주선 클리퍼에 맞설 우주 왕복선 '오리온'도 2012년 시험 비행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유철종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