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장수 비결은? 유연성·개방적 사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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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최근 10년간 소용돌이처럼 휘몰아친 정보기술( IT)의 변혁기에 살아남아 승승장구하는 기업들의 비결은 무엇일까. 삼성경제연구소는 24일 ‘1997년 이후 100대 IT 기업 중 37%가 탈락했다’는 경종을 울리며 ▶핵심 제품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 ▶유연성과 개방적 사고를 생존의 키워드로 꼽았다. 이날 내놓은 ‘IT 기업의 성장 유형과 전략’ 보고서에서다.

권기덕 연구원은 “제품 주기가 짧고 기술 진화 속도가 빠른 IT 산업에서 스피드와 유연성을 갖고 변신하는 게 생존의 필수 요소”라고 지적했다.

또 부품이나 소프트웨어에서 자기 것만 고집하지 말고 파트너를 부단히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보고서 요지.

10년간 무분별하게 사업을 확장한 기업과, 핵심 분야에서 규모의 경제와 시장 지배력을 갖추게 된 기업의 운명은 확연히 갈렸다. 이를 유형화하면 2001년 IT 거품 붕괴 이후 정보기술 업체들의 성장 경로는 ‘N자형’, 지속 성장형, 성장정체 탈출형, 쇠퇴형 네 가지 패턴으로 나뉜다.

N자형엔 인텔이 대표 주자로 꼽힌다. IT 버블 붕괴 직후 휘청거렸다가 신속한 구조조정과 신제품 개발 등으로 금세 성장 궤도에 복귀했다.

삼성전자와 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지속 성장형 체제를 갖춘 회사다.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 규모 등 면에서 후발 업체가 따라잡기 힘든 경쟁력을 갖췄다.

성장 정체 탈출형은 애플과 HP·캐논 등이 꼽힌다. 성장 정체를 겪다가 주력 사업을 바꾸고 전략을 손질했다. 이들에겐 새 성장 동력을 마련해 재도약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소니와 제록스는 쇠퇴형으로 분류됐다. 핵심 역량이 시든 데다 변화에 대한 응수마저 늦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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