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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국립대, 로스쿨 '이중 플레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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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지역 국립대 총장들이 23일 저녁 청와대 성경륭 정책실장과의 간담회에서 "이번 정부에서 로스쿨 문제를 조속히 마무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청와대 측이 대학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한 간담회에는 강원대 최현섭 총장, 부산대 김인세 총장, 전남대 강정채 총장, 제주대 고충석 총장과 경북대.충북대 관계자가 참석했다. 간담회에는 거점 국립대 총장만 초대됐다.

이들 총장은 이날 오전 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회장 손병두 서강대 총장) 소속 총장들과 회의를 열고 "로스쿨 시행 첫해인 2009년 총정원이 3200명 수준이 돼야 하며, 이런 의견이 26일 국회 보고에서 반영 안 되면 강력한 공동대응을 하겠다"고 입장을 같이했다. 하지만 같은 날 저녁 청와대와의 간담회에서는 사립대 측과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인 것이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성경륭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일부 대학. 법대 학장들이 로스쿨 인가 신청을 안 하겠다고 보이콧하면 자칫 이번 정부가 로스쿨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수 있다"며 "26일 이전까지 총정원 문제가 마무리돼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26일은 김신일 교육부총리가 국회에 로스쿨 총정원 결정 사항을 다시 보고하는 시점이다. 성 실장은 참석자들에게 "2009년 1500명으로 시작하는 정원은 불가피하다"며 양해를 구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성 실장은 또 "(로스쿨 인가 대학을 결정할 때) 지역 균형 원칙을 지키겠다는 기조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총장은 "지역 균형 원칙을 지킨다는 점에 대해 총장들이 다소 안도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법과대학학장협의회도 이날 저녁 36개 대학이 협의회에 로스쿨 인가신청 거부 서명서를 제출했다고 발표했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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