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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타애나 강풍 타고 산불 대란, 800여채…남가주가 불탔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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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중앙 땅도 하늘도 사방이 온통 붉은 색이다.

남가주를 뒤덮은 화마는 샌디에이고에서만 600여채를 비롯 총 800여채의 집과 건물을 태우는 등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주말인 20일 샌타클라리타 북쪽 캐스테익에서 시작된 산불은 최고 시속 70마일에 달하는 '샌타애나 강풍'을 타고 북쪽 샌타바버러카운티에서부터 남쪽으로는 샌디에이고카운티-멕시코 국경에 이르기까지 150여마일에 걸쳐 남가주 전체를 불바다로 만들고 있다.

22일 하루동안에만 8개 지역에 화재가 새로 발생 이날 오후 10시30분까지 7개 카운티 총 18개 지역이 불에 타고 있다.

가주산림국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이날 오후 10시30분 현재 임야 26만5000에이커와 건물 800여채가 탔으며 1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부상당하는 등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다. 또 대피한 주민수는 최소 50여만명에 달한다.

▷피해상황=최대 피해 지역인 샌디에이고 카운티에서는 21일 오후 10시30분 현재 25만가구에 대피명령이 내려졌으며 주택 500여채와 상가 100여채 등 건물 600여채 이상이 불에 타고 156 평방마일내 14만5000여 에이커의 임야가 잿더미로 변했다.

LA일원에서는 21일 아구아돌세와 샌타클라리타 지역의 '벅위드 화재'와 더불어 22일 오후 2시15분 스티븐슨 랜치 지역에서 새로 발생한 '매직 화재'로 한인 밀집 지역인 발렌시아 주택들까지 위협받고 있다.

2곳의 화재로 인한 피해는 22일 오후 10시30분 현재 임야 7만7000여에이커 주택 30여채에 달하고 있다. 또 주민 3명과 소방관 1명 등 총 4명이 부상을 당했다.

두 산불은 24시간내 하나로 합쳐지면서 더욱 맹렬해 질 것으로 보여 피해는 더욱 늘 전망이다.

조사결과 방화로 판명된 오렌지카운티 '샌티아고 캐년 산불'은 한때 오렌지시와 어바인시 주택 밀집지역까지 위협할 정도로 맹렬한 기세였으나 22일 오후 4시 현재 30% 가까이 진화되는 등 급한 불은 꺼졌다. 그러나 1만5000에이커와 건물 3채가 불에 탔고 소방관 4명이 부상당했다.

22일 새로 2곳에서 화재가 발생한 레이크 애로우해드 지역에서도 건물 등 재산 피해가 심각하다. 오후 10시30분 현재 양쪽에서 2000여 에이커와 총 128채가 탔고 2000여 가구로 불길이 향하고 있다.

▷진화 예측불가=지난 주말부터 22일까지 21곳에서 발생한 화재중 100% 진화가 된 곳은 3곳에 불과할 정도로 불길은 쉬 잡히지 않고 있다. 이상 고온과 건조한 날씨 강풍까지 '불 붙기 쉬운' 악재는 모두 겹친 상황인 탓이다. 게다가 주말부터 LA카운티 소방관 등 연인원 5000여명이 동원돼 진화작업에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가주 비상사태=21일 오후 10시를 기해 산불 비상사태를 선포한 아놀드 슈워제네거 가주 주지사는 다음날인 22일 주방위군 1500명 투입을 결정했다.

또 24시간 산불 피해 및 가주방위군 등 지원 병력 파견 상황을 전달하는 창구 역할을 할 통합정보센터(JIC)를 설치했다.

국방부에서는 불길을 잡기 위해 콜로라도 와이오밍 노스캐롤라이나에 각각 주둔하고 있는 육군 소속 C-130 비행기 6기를 보냈다. 이 비행기는 대당 3000갤런의 물이나 소화약품을 실을 수 있다.

정구현.신승우 미주 중앙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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