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여성>법무사-법률서비스 수요늘며 각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자신의 이름 석자를 당당히 내건 전문직,웬만한 변호사에 버금가는 고소득.최근 법학.행정학 전공자들에게 「제2의 司試」로 꼽히는 법무사의 장점은 단연 위의 두가지로 요약된다.게다가 여성의 경우 특별히 성차별이 있을리 없고 나이 제한 이 없어 법무사는 매력적(?)인 새로운 여성도전 전문직으로 떠오르고 있다. 흔히 사법서사로 더 잘 알려져 있는 법무사는 의뢰인의 요청에 의해 법원이나 검찰에 제출할 서류를 작성.제출하는 전문법률인.기존에는 법원이나 검찰.헌법재판소에서 일정기간 근무한 사람에게만 자격을 주어왔으나 92년 국가 선발 시험제도 를 도입하면서부터 일반인에게도 법무사에의 길이 열리게 됐다.
『항상 분쟁의 한가운데 서 있기 때문에 팽팽한 긴장감을 요구합니다.급박하게 시간을 다투는 일도 많고요.법무사의 서류 하나에 의뢰인이 울고 웃는다는 생각에 항상 무거운 책임을 느낍니다.』 지난 92년 제1회 법무사 시험에 합격한 두명의 여성중 한 사람인 許貞仁씨(35)는『법무사의 업무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나 그만큼 보람과 대가도 주어지는 일』이라고 말한다.
결혼후 10년간의 주부생활을 마감하고 화려하게 법무사로 변신(?)해 많은 주부들에게 희망을 주었고 부러움도 샀던 許씨는 서울시립대 도시행정학과출신.신문에 실린 법무사에 관한 기사를 읽고 응시를 결심,1년반동안 전문학원에서 공부해 합격했던 許씨는 『젊은 여성이나 주부들에게 도전을 권하고 싶다』고 말한다.
현재 법무사는 전국적으로 약 2천7백명.이중 여성은 27명으로 단 1%에 불과한 실정이다.
『법률지식을 이용하는 일이라 특별히 여성에게 더 유리한 점은없습니다.그러나 찾아온 의뢰인에게 친절히 설명해주고 꼼꼼히 서류를 챙겨주니까 이들이 아는 이를 계속 소개해줄 만큼 신뢰를 얻고 있습니다.』 제1회 시험에서 합격했던 또 다른 여성인 具淑瓊씨(32.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졸업)는 『이론뿐 아니라 실무관행을 잘 알아야하고 관계공무원들과 상대해야 하는 점이 여성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지난 1년반동안의 실무경험을털 어놓는다.
법무사가 다루는 영역은 무궁무진하다.상업등기나 부동산 등기,호적이나 공탁.경매등 非訴訟업무와 규모가 작은 민.형사 訴訟사건까지 살아가면서 누구나 일상적으로 겪는 문제라 고객은 꾸준하다. 더구나 산업사회에서 법률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증가하고 특히 아파트 2백만가구 건설과 같은 건설경기가 활성화될 때는 법무사들도 한몫을 본다는게 업계의 얘기다.
법무사의 주수입원은 등기업무에 따른 보수로 개개인의 능력에 따라 수입차가 큰 편이나 안정된 상태라면 보통 월수 5백만~1천만원까지도 가능하다고 한 법무사는 귀띔.실제로 서울법무사회가전국 법무사시장 규모를 계산한 결과 평균 1인당 월 3백50만원 정도로 추산돼 법무사는 고소득 직종으로 손꼽히고 있다.
격년제로 실시되는 법무사시험은 1차과목은 민법.헌법.민사소송법 등 12개법이며 2차는 이중 민법 5개과목에 대한 논술시험,3차는 면접이다.합격자수는 60명으로 지난달 20~21일 치러진 올해의 2차 시험에는 3백명의 1차 합격자중 17명의 여성합격자도 포함돼 있어 법무사계의 여성파워가 얼마나 형성돼 나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文敬蘭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