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비즈] "지금은 구글에 뒤지지만 콘텐트 많아 장기전 자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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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올 6월 미국 인터넷 기업 야후의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수전 데커(45·사진) 사장이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데커 사장은 23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야후코리아 창립 10주년 기념’ 행사장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그는 “야후코리아가 현재 네이버 등과 힘든 경쟁을 하고 있지만 사용자 중심의 혁신적인 서비스를 강화해 시장 지배력을 반드시 되찾겠다”고 강조했다. 취임 후 해외 사업장 중에서 한국을 가장 먼저 찾은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데커 사장은 “미래에는 이용자에게 기쁨을 주는 리더십이 중요하다”며 “비단 인터넷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도 제품을 사용한 뒤 즐거움을 느껴야 다음에 또 고객이 된다”는 자신의 경영 철학을 내비쳤다. 회사의 최고경영자는 우선 직원들에게 기쁨을 주고 하나로 뭉치게 해 고객들에게 기쁨을 선사하는 서비스맨으로 키워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창업자인 제리 양은 물론 모든 직원과 어떻게 하면 이용자들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지에 대해 수시로 토론한다고 덧붙였다.

구글에 밀려 자존심을 구긴 야후는 그를 지난해 말 소방수로 내정해 회사의 전열을 재정비하도록 주문했다. 구글과의 한판 승부를 하겠다는 배수진이었다. 그래서인지 야후의 검색광고 매출이 구글의 60% 선에 머물고 있다는 질문을 받자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현재 (구글에 비해) 뒤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쪽은 검색에 치중한 서비스여서 콘텐트가 많은 야후가 장기적으로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데커 사장은 또 “그쪽(구글)은 검색 결과가 링크로만 표시되지만 야후는 많은 콘텐트를 직접 보여 준다”며 “인터넷이 생활화되고 업체 간 경쟁 영역이 넓어질수록 야후 콘텐트의 위력이 발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후는 데커 사장 취임 후 구글의 검색광고(더블클릭)에 맞설 검색광고 플랫폼(파나마)과 사진 공유 사이트(플리커), 일정관리 서비스(업커밍) 등을 선보였다.

데커 사장은 투자은행인 도널드슨 루프킨 앤드 젠렛(DLJ)에서 근무하다 2000년 야후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옮겼다. 월스트리트 저널이 2005년 선정한 ‘앞으로 주목해야 할 여성 리더 50인’에서 47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봉은 3000만 달러(약 275억원)로 미국에서 둘째로 많은 연봉을 받는 여성 기업인에 뽑혔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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