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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거위 만화영화-할리우드 소재찾기 혈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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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36면

『만화영화를 만들어라.』 흥행에 목말라있는 할리우드 영화제작자들 사이에 만화영화가「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떠오르고 있다.
만화영화는 84년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거액을 들여 만든『하워드 덕』(Howard the Duck)이 참패를 기록하면서 다른 영화사들도 기피하기 시작했다.
5년뒤 디즈니社의『작은 인어공주』가 8천4백만달러(약6백78억원)를 벌어들였을 때만 하더라도 제작자들은 일시적인 현상이거나 디즈니社의 행운 정도로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스티븐 스필버그의 앰블린 프로덕션과 디즈니社가 만화기법을 도입해 제작한『누가 로저 래빗을 모함했나』가 히트한데 이어 디즈니社의『미녀와 야수』『알라딘』이 각각 1억4천5백만달러(약 1천1백70억원),2억1천7백 30만달러(약1천7백54억원)의 흥행수입을 올린 것이다.
더구나 부분적으로 만화기법을 도입한『마스크』마저 흥행에 성공하고 있고 디즈니社의 신작『라이언 킹』이 개봉 10주에 2억4천만달러(약1천9백억원)의 놀라운 입장수입을 기록하면서 다른 영화사들도 만화영화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게다가 제작자들은 만화영화가 돈 안 드는 장사라는 점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주인공스타들이 출연료나 보너스를 요구하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UPI통신은『관객들의 입맛 간파에는 귀신같기로 정평난 영화제작자들이 만화영화의 가능성을 알아채는데는 의외로 둔했다』면서 디즈니社에 선수를 빼앗긴 주요 영화사들은 물론 TV프로듀서들도뒤늦게 새로운 만화영화소재를 찾는데 혈안이 되고 있다고 전한다. 21세기 폭스사는 만화영화부를 신설,만화영화개발에 나섰으며컬럼비아영화사는『블랙 팬더』와『헐크』,뉴라인社는『흡혈귀 사냥꾼블레이드』 등 기존 만화의 애니메이션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영화사들은 소재빈곤에 허덕이고 있다.『배트맨』『슈퍼맨』『박스 바니』『플래시 고든』 심지어『딕 트레이시』까지 거의 모든 만화영웅들이 이미 영화화됐거나 만화영화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덕분에 요즘 한창 주가가 오른 사람은 미국의 전설적인 만화가스탠 리.『판타스틱 포』『헐크』『스트레인지 박사』『어벤저스』『아이언 맨』『스파이더맨』등 상품성이 높은 주인공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중『아이언 맨』과『판타스틱 포』는 이미 TV용으로 제작돼 다음달에 상영되며『스파이더맨』은 짐 카메론감독에 의해 만화영화기법을 도입한 영화로 제작될 예정이다.
카메론의『터미네이터』와『트루 라이즈』,찰스 러셀감독의『마스크』등의 성공을 지켜본 할리우드관계자들은 만화책의 주인공들이 순수만화영화로는 물론 첨단 애니메이션기법이 도입된 영화의 영웅으로 재탄생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李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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