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 군인의 이름으로’ 외국인에 선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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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평소 남의 재물을 탐내지 말라는 아버지의 가르침이 떠올랐고 대한민국 군인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입니다.”

한미연합사 본부사령부에 근무하는 박치하(25·사진)상병이 외박을 나갔다가 귀대 중 택시 안에 떨어진 외국인의 지갑을 돌려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박 상병은 지난달 16일 오후 신촌에서 택시를 타고 부대로 복귀하던 중 택시 안에서 수표와 현금 117만 원, 외국인등록증, 신용카드 6개 등이 든 지갑을 주웠다.

 그는 주인을 찾아줘야겠다는 생각으로 부대에 도착하자마자 지갑 속 수첩의 전화번호를 힘들게 추적한 끝에 겨우 주인을 찾았다.박 상병은 곧바로 당시 당직사관에게 보고하고 이태원으로 가 지갑 주인 프리모 씨를 만났다.

부인, 친구와 함께 약속장소에 나타난 프리모 씨는 “이 돈은 한 달 생활비와 집세 그리고 필리핀에 있는 부모님께 보내드릴 돈이었다”며 고맙다며 눈물을 흘렸다.

프리모 씨는 3월 서울에 있는 컴퓨터 관련 직장에 취직해 아내와 함께 살고 있다. 월급을 받아서 통장에 입금을 하고, 고향으로도 송금하려고 은행에 들렀으나 주말이어서 입금하지 못하고 지갑에 갖고 다니다 분실했던 것이다.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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