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끈끈해지는 포스코·신일철 전략적 제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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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아시아를 대표하는 양대 철강사인 포스코와 신일본제철(이하 신일철)이 끈끈한 우호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거대 철강사 아르셀로미탈의 출현으로 기업 인수합병(M&A) 위협이 거세지면서 갈수록 견고해지는 양상이다. 이젠 제철소에서 나오는 부산물 재활용 사업에서도 손을 잡았다.

포스코는 19일 인도 델리에서 정기 이사회를 열고, 신일철과 부산물 재활용사업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의 주요 안건을 승인했다고 22일 밝혔다.

부산물 재활용 사업은 제철 공정에서 발생하는 철 찌꺼기나 먼지 등에 포함된 철 성분을 회수해 환원시킨 뒤 용광로의 원료로 재사용하는 친환경 방식(RHF)이다.

이 법인의 명칭은 ‘포스코-니폰스틸 RHF 합작법인(PNR)’으로, 내년 1월 경북 포항에 설립된다. 자본금은 390억5000만원. 포스코와 신일철이 7 대 3의 비율로 지분을 나누기로 했다. 신일철은 대신 RHF에 관련된 상용화 기술을 제공하게 된다.

합작법인은 우선 1302억원을 투자해 2009년 9월과 12월 각각 포항과 전남 광양에 연간 20만t 규모의 RHF 설비를 건설할 계획이다. 여기서 생산된 환원철은 포스코와 신일철에 공급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그동안 제철 공정에서 발생하는 찌꺼기나 먼지 등을 시멘트 원료로 사용했으나, 이번 RHF 설비를 통해 용광로 원료로 재활용하게 됐다”며 “이로써 자원 재활용도를 높이고, 쇳물 생산량 확대 및 수익성 증대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두 회사는 2000년 8월 주식의 상호 보유를 포함한 전략적 제휴에 합의한 이후 별다른 결과물을 내보이지 않다가 아르셀로와 미탈이 합병한 뒤인 지난해 말부터 활발하게 손을 잡았다. 아르셀로미탈의 M&A 위협에 공동으로 대처하는 데 뜻을 같이한 것이다. 중국 철강업체의 급속한 확대·재편도 두 회사 간의 제휴를 더욱 끈끈하게 만들고 있다. 포스코는 신일철 지분 3.5%를 갖고 있고, 신일철은 5.01%의 포스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이사회에 앞서 이구택 회장과 이사 등 9명은 인도 오리사주 나빈 파트나익 총리를 만나 인도 프로젝트 진행 경과를 설명하고 일관제철소 사업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포스코 조성식 부사장은 “항만 및 제철소 건설 부지에 대한 환경 인허가를 받은 데 이어 국유지 용도 변경에 대한 중앙정부의 승인을 받아 현재 대법원의 최종 인가 절차만 남겨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 측은 “한 언론의 보도처럼 인도 제철소 부지를 변경하는 일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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