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휴양림 숲과 벗하며 피로 씻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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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유명산 자연휴양림 金燦周관리소장은 여름 한철 표정관리에 무척신경을 써야 했다.
무더위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얼굴을 찌푸리는데도 불구,자신은 절로 나오는 웃음을 참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
이유는 간단하다.金소장이 관리하고 있는 유명산 자연휴양림에 올들어 이용객이 꾸준히 늘고 있고 특히 본격 휴가철엔 엄청난 인파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유명산 자연휴양림에는 7,8월 두달동안 평일엔 하루 7백~8백명,주말에는 1천2백~1천5백명이 몰렸다.지난해 같은 기간에비해 배이상 늘어난 수치다.
유명산 자연휴양림측은 이같은 추세로 볼때 가을철에도 기업체 연수등을 위해 찾는 인파가 크게 늘 것으로 보고 곧 진입로 포장과 주차장 보완공사에 나설 계획이다.
이밖에도 전국 35군데의 휴양림마다 적게는 30%에서 많게는배이상 지난해보다 늘어났다.
산림청의 잠정집계에 따르면 올들어 7월말 현재까지 휴양림을 찾은 사람들은 1백여만명으로 지난해의 73만명보다 30% 가량늘어났고 8월 한달을 더 포함시킨다면 지난 한햇동안의 총 이용객 1백17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자연휴양림이 이처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저렴하다는 것.휴양림의 입장료가 어른의 경우 하루 6백원,텐트 대여비 3천원으로 먹을 것만 준비해 가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게다가 시설면에서도 각 휴양림들이 계속 보완투자를 해와 화장실.취수장등 기본시설은 물론 산막.야영장.야외교실.물놀이장.
어린이놀이터.체력단련시설등을 구비,이용에 큰 불편이 없다.
또 자연휴양림은 울창한 숲속에 위치,소위 「그린 샤워」라는 삼림욕을 즐기면서 자연의 빼어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도큰 장점이다.
이와 함께 우리의 놀이문화가 복잡한 해수욕장이나 관광지를 찾던데서 탈피,조용히 산림속에 파묻혀 가족단위로 즐기는 패턴으로변화하고 있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국내에서 자연휴양림이 조성되기 시작한 것은 88년부터.
이후 올 3월말 현재 1백38개소가 휴양림지역으로 지정됐다.
이중 46개소가 조성작업이 완료됐거나 준비중이며 올해는 35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산림청은 2000년까지 1백개소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우리의 자연휴양림이 선진국에 비해 뒤떨지는 것이현실. 독일.일본의 경우 일찍부터 휴양림 조성사업에 나서 기본편의시설은 물론 스키장.승마로.야생동물원등까지 구비하고 있으며규모면에서도 휴양림당 지정면적이 5백78㏊인 우리에 비해 훨씬넓다. 이제 자리를 잡기 시작한 휴양림을 명실상부한 국민들의 휴식공간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지금이 선진국 수준에 맞는 시설투자에 적극 나서야 할 適期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河智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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