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이상호 “포항 덤벼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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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과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 멋진 헤딩슛으로 선제 결승골을 넣은 울산 이상호가 손가락을 쳐들며 뛰어나오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전통의 명가’ 울산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가 K-리그 플레이오프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울산은 21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6강 플레이오프에서 대전 시티즌을 2-0으로 꺾고 준플레이오프에 올랐다. 포항은 전날 경남 FC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이겼다. 대전과 경남의 ‘시민(도민)구단 돌풍’은 포스트시즌 첫 판에 소멸됐다.

6강 플레이오프 이전까지 울산은 대전을, 포항은 경남을 상대로 나란히 3전 전승(정규시즌+컵대회)을 거뒀다. 축구가 ‘기록의 경기’는 아니지만 상대 전적에서 보여준 전력 차가 결국 승패로 확인됐다.

울산과 대전은 경기 시작 30분이 흐를 때까지 슈팅 한 차례 없이 치열한 허리싸움을 벌였다. 양팀 모두 섣불리 공격에 나서기보다는 미드필드와 수비라인을 두텁게 세운 뒤 역습을 노렸다. 김정남 울산 감독과 김호 대전 감독 등 두 노장 사령탑은 단판 승부답게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전반 33분 대전 김형일의 헤딩슛이 양팀 통틀어 첫 슈팅이었다.

슈팅의 물꼬가 트이자 공격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먼저 환호를 올린 쪽은 울산이었다. 전반 39분 울산은 대전의 공격을 차단한 뒤 역습에 나섰다. 우성용의 헤딩이 대전 수비수에 맞고 흐르자 김영삼이 반대편에 혼자 있던 이상호에게 크로스를 올렸고, 이상호는 깔끔한 헤딩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대전은 전반 46분 고종수의 크로스에 이어진 슈바의 헤딩슛이 골로 연결됐으나 오프사이드로 판정되면서 동점 기회를 놓쳤다.

울산은 후반 들어 부상에서 복귀한 염기훈까지 투입하며 총력전을 펼쳤고, 후반 24분 승리에 쐐기를 박는 추가골이 터졌다. 이번에는 세트플레이였다. 현영민이 왼쪽에서 올린 코너킥을 니어포스트 앞에 서 있던 우성용이 헤딩패스로 떨어뜨려 주자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박동혁이 헤딩골로 연결했다.

 포항-경남전은 ‘관록의 차이’에서 승패가 갈렸다. 포항은 승부차기 첫 키커였던 따바레즈가 실축하는 바람에 심리적인 부담을 안게 됐지만 나머지 키커들이 차분하게 임무를 완수했다. 반면 경남은 믿었던 까보레가 크로스바를 넘기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한 데 이어 다섯 번째 키커 김근철마저 포항 골키퍼 신화용에게 슈팅 방향을 읽히고 말았다.

울산=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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