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외건설 수주액 사상 첫 300억 달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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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GS건설 18억 달러(8월 29일, 이집트 정유공장), 쌍용건설 7억 달러(9월 28일,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호텔), 현대건설 6억3000만 달러(9월 18일, 싱가포르 파시르 판장 터미널)’

 올 3분기 들어 줄줄이 발표된 주요 해외 건설 수주 목록이다. 해외 건설 수주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처음으로 해외 건설 수주액이 200억 달러를 돌파한 지 50여 일 만에 300억 달러도 넘어섰다.

 건설교통부는 21일 SK건설이 싱가포르에서 9억 달러 규모의 아로마틱 플랜트를 수주함으로써 올 들어 국내 업체들의 해외 수주액이 300억5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350억 달러 수주가 무난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연간 최대는 지난해의 164억6800만 달러였다.

 이 같은 호황에는 배럴당 90달러에 육박하는 초(超)고유가가 한몫했다. 오일머니가 넘쳐난 산유국들이 공장·건축설비 발주를 크게 늘리면서 세계 건설 경기가 호황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얼어붙은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해외진출에 나선 국내 건설업체의 전략도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건설 수주 지역도 중동은 물론 리비아(37억 달러), 이집트(18억 달러), 나이지리아(9억 달러) 등 아프리카 국가와 싱가포르(31억 달러) 같은 아시아 국가로 넓어지고 있다.

 우리 업체들의 기술력 향상도 한 요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외국 시공사에서 소규모 하청을 받는 비율이 높았다”며 “최근 국내 기술력이 높아져 1억 달러 이상의 대형 프로젝트 수주 비중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이 올 들어 36억 달러어치로 수주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 두산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GS건설이 수주액 30억 달러를 넘겼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3∼4년간 연간 200억∼300억 달러의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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