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리더들이여 발코니에 올라서 바라보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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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호 03면

세계적 리더 양성소로 꼽히는 하버드 케네디스쿨. 이곳이 지금의 명성을 얻는 데 공공리더십센터(Center for Public Leadership)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CPL은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케네디스쿨과 하버드대학 등에 공급하고 있다. 본지는 지난 16일 공공리더십센터의 공동설립자 중 한 명인 로널드 하이페츠 교수와 인터뷰했다. 앞으로 필요하게 될 리더의 덕목은 무엇인지, 리더십 교육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관해 들어봤다.

특별 인터뷰: 케네디스쿨 리더십센터 설립자 하이페츠 교수

컬럼비아대와 하버드대 의대, 케네디스쿨을 졸업한 하이페츠 교수는 지난 20년 동안 리더십 연구에 주력해 이 분야의 개척자로 꼽힌다. 정신의학자이자 첼리스트이기도 하다. 그의 저서 가운데는 특히 위험에 처한 리더가 살아남는 방법을 논한 '리더십 온 더 라인(Leadership on the line)'이 유명하다. 케네디스쿨에는 이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그의 수업도 있다.

갈등 처방론인 저서 '쉬운 대답이 없는 리더십(Leadership without Easy Answers'은 여러 언어로 번역돼 현재 13쇄를 기록하고 있다. 인터뷰는 전화로 20분간 진행됐다.

- CPL의 목표는 무엇인가.

“리더십을 실천하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리더십은 세상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더 나은 리더십에서 더 나은 세상이 올 수 있다.”

-왜 리더십 교육을 중요시하는가.

“많은 사람이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열정을 가지고 하버드대학에 온다. 그들은 꿈을 이루고 사람들의 후생을 향상시키기 위한 아이디어와 접근방법을 알려고 한다.”

- CPL의 특징은.

“리더십 실천을 위한 실습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구체적인 방법을 통해 리더십을 실천하기 위한 개념적인 틀을 제공하고 있다. 조직들은 복잡한 문제와 도전에 직면하게 되는데 이러한 교육을 통해 해법을 찾는 능력을 갖게 된다. 그러면 (도전에 처했을 때) 처방과 행동을 내놓을 수 있다.”

-미래의 지도자들에게는 어떠한 덕목들이 필요한가?

“첫째, 호기심이다. 필요한 것을 질문할 수 있는 능력이다. 어쩔 수 없이 하는 것 말고 말이다.
둘째는 생산적인 변화는 고통을 수반한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변혁에 대한 전략을 발전시키고 사람들에게 성공적인 삶을 영위하게 하려면 그들이 왜 그렇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유를 설명해줄 수 있어야 한다.
셋째,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리더라 하더라도 (리더는 대중들에게) 어려운 질문(문제제기)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용기가 있어야 한다.
넷째, 보다 큰 시각이다. 정말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기 위해 ‘발코니에 올라서기’(높은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것을 이렇게 표현한다고 부연)를 하는 것이다. ‘발코니에 올라서기’를 하기 위해서는 감성적인 기술과 친근함이 있어야 한다. 아울러 역동적이고 복잡한 조직과 공동체를 진단하기 위해 지적인 인식능력도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확한 행동을 하기 위한 신중함이 있어야 한다. 리더는 목표를 향해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은 항상 알기 힘들다. 우리는 그 행동이 어떤 영향을 끼칠지 모르면서 행동하는 때가 많다. 그럴 때는 한 걸음 물러서서 영향을 분석하고 정확한 행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리더로서의 자질을 갖추려면 어떠한 교육이 필요한가?

“리더십 교육은 세 가지로 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는, 분석에 도달하기 위해 진단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다른 문화와 다른 요인 아래서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는 능력 말이다. 조직이 중대한 도전에 부닥쳤을 때 진단의 틀을 제공하는 능력을 갖추려면 많은 교육이 필요하다. 교실과 직장에서 모두 필요하다.

둘째, 전략과 전술을 선택하기 위한 틀이 필요하다. 이것은 조직의 적합한 발전을 위해 행동을 동기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틀 역시 교실에서 얻을 수도 있지만 직장에서 또한 필요하다.

셋째, 개인적인 기술들이 필요하다. 그것은 개인의 성격과 감성에 바탕을 둔다. 감성적인 힘을 기르는 것은 바로 리더십이 발전하는 것을 뜻한다. 리더십 교육은 심장과 위에 대한 교육이어야 한다. 이것 역시 교실에서 배울 수 있지만, 직장에서도 많이 배워야 한다.

리더십 교육의 더 많은 것이 직장에 있다. 우리는 회사·정부에 대해 컨설팅해 준다. 직장을 리더십의 측면에서 바라보라, 즉 리더십의 소질을 개발하는 측면에서 보라는 것이다. 우리는 리더십을 감독하는 것을 상담해준다. 그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스스로 리더십을 감독할 수 있게끔 해준다.”

-한국인들에게 훌륭한 리더가 되기 위한 조언을 해달라.

“나는 한국 학생을 많이 알고 있다. 정부·국제기구에서 많이 일하고 있다. 한국에 대한 상세한 정보는 없지만 나는 한국의 엄청난 성공에 대해 높이 평가하며, 사람들의 개방정신과 정겨운 정서도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언급하고 싶은 것은 어떠한 리더도 항상 옳지는 않다는 것이다. 야구에서 타자가 항상 잘나가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4할만 돼도 훌륭한 타자 아닌가. 성공적인 지도자들도 종종 실패한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그들의 노력과 비전에서 각각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지만, 성공과 실패 모두에 교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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