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1위 ‘노키아의 괴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휴대전화 시장에서 노키아의 독주 체제가 더욱 공고화되고 있다.

핀란드의 세계 1위 휴대전화 업체 노키아는 18일(현지시간) 3분기에 1억1170만 대를 팔아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이는 2분기보다 11% 늘어난 것으로 세계 2위 업체 삼성전자의 올 1~3분기 판매량(1억1480만 대)과 엇비슷한 양이다.

 미국의 휴대전화 시장조사 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가 3분기 휴대전화 시장 규모를 2억9000만 대로 추정한 것을 근거로 보면 노키아의 3분기 시장 점유율은 38.5%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36%)보다 2.5%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삼성전자의 3분기 점유율은 14.7%로 추정된다.

 노키아는 외형뿐만 아니라 실속도 알차졌다. 노키아의 3분기 휴대전화 부문 영업이익은 13억8800만 유로(1조8157억원)로 지난해 3분기(7억7900만 유로)보다 78% 급증했다. 3분기 매출은 61억3100만 유로(8조202억원)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노키아의 영업이익률은 22.6%로 높아졌다. 삼성전자 휴대전화 부문 영업이익률(12%)의 두 배 가까운 수치다.

 노키아의 선전은 중동·아프리카·중국 등 신흥 시장의 급격한 성장세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3분기 주요 지역 판매 신장률을 보면 ▶아프리카와 중동 45.1%▶중국 37% 등이었다. 이처럼 판매 물량이 늘어남에 따라 ‘노키아 방식’이 더욱 힘을 발휘하고 있는 양상이다. 대량 주문이 가능해져 원가 절감액은 커지고 기술 개발비도 적게 드는 ‘규모의 경제’를 구가하고 있는 것이다. 노키아는 “고급 휴대전화에 대한 사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넓은 유통망과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이용해 신흥 시장의 저가폰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국내 업체들은 노키아 대응책을 마련하느라 부심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 3분기 휴대전화 분기 실적이 최고 기록을 세우는 등 선전했으나 노키아의 대기록 앞에 빛이 바랬다”며 “4분기엔 프리미엄 제품은 물론 중저가품 시장 공략에 더욱 힘써 노키아와 격차를 좁혀 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측은 “신흥 시장 공략에 매진하되, 노키아의 저가폰보다는 조금 더 비싸고 고급스러운 제품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나리 기자

☞◆노키아 방식=신흥 시장을 겨냥한 중·저가 제품을 대규모로 생산하는 방식. 원가 절감을 위해 최적화된 기본 단말기를 만들어 놓고 여기에 여러 기능과 디자인을 덧붙여 다양한 단말기를 생산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