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혈압 높이고 문신하고 자해까지' 병역 면제 천태만상

중앙일보

입력

군입대를 피하기 위해 몸에 문신을 하거나 본태성 고혈압을 가장하는 등 천태만상 사례들이 드러났다.

국회 국방위원회 맹형규 의원(한나라당)이 병무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문신관련 병역 면탈 현황’을 보면 2003년 42명, 2004년 7명, 2005년 8명이 적발, 지난 3년동안 57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03년 이후 2007년 8월말 현재까지 병역면탈 및 병역기피 등을 목적으로 문신이나 자해등의 사위행위를 해 적발된 사례는 모두 228건, 이 중 신장질환으로 병역면탈을 시도하다 적발된 건수는 지난 2004년 한 해에만 총 134건이며, 이중 39명은 징역형, 8명은 집행유예 등을 받았다.

이 자료 중에는 본태성고혈압을 통해 쉬운 방법으로 면제를 받을수 있는 방법도 공개돼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맹형규 의원이 병무청과 경찰청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본태성고혈압 환자를 가장, 병원에서 진단서를 발급받아 재신체검사를 요구해 면제나 보충역 판정을 받은 사람중 적발된 인원만 37명(1명 구속, 34명 불구속, 2명 불기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20명은 2007년 징병검사에서 이미 면제나 보충역 판정을 받았다. 적발된 37명중에는 면제를 받은 현직 의사 O모씨와 공익근무판정을 받은 프로게이머 L모씨도 포함됐으며, 대다수는 대학생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본태성고혈압 병역면탈 행위는 물리적 시술이나 약물 투입 없이 신체특정부위에 힘을 줘 순간 혈압을 올리는 방법으로 누구나 고혈압 환자로 위장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본태성고혈압이란 원인을 알 수 없는 고혈압으로 완치가 어려워 약물복용 등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증상이다.

병역법에 의하면 최고혈압이 수축기 160mmHg이상이거나 이완기 90mmHg이상인 경우는 공익근무요원, 수축기 180mmHg이상이거나 이완기 110mmHg이상인 경우 병역면제처분을 받는다.

경찰 관계자는 "우연히 혈압을 마음대로 조절하는 방법을 터득한 브로커 O모씨는 2003년 징병검사에서 실제로 이런 수법으로 보충역 판정을 받아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후 인터넷을 통해 그 방법을 알려주고 1인당 200~300만원의 돈을 받고 방법을 알려주는 병역비리 브로커로 활동해 왔다"고 전했다.

병무청 관계자도 “의사들도 놀란 일이라며 급히 관련 대책을 마련 중에 있다”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병무청이 지난 2004년 보도자료를 통해 신종수법의 병역면탈 방지대책에 본태성고혈압을 지정하고 징병검사에서 본태성 고혈압 판정을 받은 사람에 대해서는 2차 신체검사를 실시, 24시간 혈압을 체크하는 등 대책을 세웠으나 이후 더 많은 병역면탈 행위가 적발 됐다는 것.

즉 본태성 고혈압으로 병역을 기피하는, 파악되지 않은 인원이 더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징병검사에서 본태성 고혈압으로 면제나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은 인원은 총 3122명이며 2003년에 702명에서 2004년에 838명, 2005년 744명, 2006년 546명, 2007년 6월말 현재 292명으로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이같은 정보를 주고받는 경로는 주로 인터넷으로 맹형규 의원이 지난 10일과 11일 양일간 전국 지방병무청 만19세 징병검사대상자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나타났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인터넷을 통해 병역기피를 조장하는 사이트를 방문했거나 이러한 내용을 접해본 경험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1회 6.0%, 2회~5회 12.7%, 6~10회 3.0%, 10회 이상 0.9%로 나타나 전체 응답자중 22.6%가 접속해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맹형규 의원은 "병역을 기피하기 위해 온갖 수법들이 동원되는 현실이 놀라울 따름"이라며 " 병무청과 수사당국은 병역비리를 근절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로 철저한 단속과 수사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