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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냉전 끝난뒤 되레 늘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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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2차대전후 40여년간의 냉전이 끝난 후에도 내전과 기근.경제적 궁핍등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고국을 등지고 낯선 이국땅으로피난하는 세계난민이 급증하고 있다.아프리카와 舊蘇聯.舊유고지역에서는 주로 인종분규로,中東지역에서는 종교분쟁으 로,아프가니스탄과 캄보디아등 일부 아시아지역에서는 정치적인 대립에 의한 내전으로 난민들이 생겨나고 있다.
현재 국제난민은 약2천3백만명.이는 지난 74년 2백40만명의 10배이며,그 10년후인 84년의 1천만명에 비해서도 2배이상 늘어난 수치다.특히 지난 4월부터 격화된 르완다사태로 2백만명이 인근 자이르로 대탈출,난민수를 크게 증가 시켰다.
국내 피난민 2천6백만명을 더하면 전체난민은 무려 4천9백만명에 달한다.
세계인구 1백14명당 1명이 안전한 곳을 찾아 헤매고 있는 셈이다. 내전중에서도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서와 같은 이른바 인종청소라 불리는 他인종 전체를 말살하려는 민족분규다.
보스니아를 포함한 유고사태로 생겨난 난민은 국내피난민만을 포함해 3백60만명에 이른다.
아프리카에서는 르완다를 비롯한 라이베리아.시에라리온.수단.앙골라와 소말리아에서 인종분규가 진행중이다.
르완다 사태로 지난 6월중순까지 8백만명의 인구중 3백40여만명이 터전을 잃었다.
舊소련에서 떨어져 나온 다민족국가인 그루지야.타지크.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에서도 지금까지 1백만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했다. 동유럽과 구소련지역에서 개방화 이후 경제적 궁핍으로 서유럽쪽으로 이주한 경제난민들도 수십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냉전이 끝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미국과 소련같은 초강대국들이 상대방의 영향권을 존중해주던 시대에는 민족.종교.국가간분쟁은 지금에 비하면 오히려 적었다. 냉전의 종결이 또 다른 분쟁을 야기시킬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않았으며 미리 대처하지 못해 그 피해는 더욱 심각한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다.
서유럽국가들은 난민들을 규제하는 법률을 강화하고 있으며 유엔등 국제기구의 지원도 턱없이 부족한 상태여서 난민들의 고통은 깊어가고만 있다.
〈韓敬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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