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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맥베스 클린턴 풍자희곡 나왔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을 사실상 주인공으로한 신랄한 풍자희곡이미국월간지에 발표돼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의 『아메리칸 스펙테이터』誌는 최근호에 바티칸 시티에 거주하는 희곡작가 프란시스 베이컨의 『맥데스의 비극』이라는 희곡을 실었다.
이 희곡은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의 이름과 3명의 마녀등이 등장하는 구성을 그대로 차용해 만든 것으로, 클린턴 정부내 주요인사들의 이름을 그대로 쓰거나 충분히 누군지 알 수 있도록 20여명의 배역을 설정해놓고 있다.화이트워터사건으로 궁지에 몰려있는 클린턴대통령을 희화화하는데 그치지않고 정부내 주요인사들마저 한낱 우스갯감으로 만들어 놓고 있는것. 이 희곡은 맥베스처럼 비극은 아니지만 클린턴대통령과 퍼스트 레이디 힐러러여사 그리고 자살한 것으로 알려진 백악관참모 빈센트 포스트를 등장시켜 이들을 3각관계로 묶는등 백악관이 발끈하기에 알맞은 구성을 갖고 있다.
특히 구체적으로 명시는 하지 않았지만 포스트가 클린턴에 비유된 맥데스와 힐러러가 공모해 살해한 것으로 암시하는 등 어느면에서는 상당히 의도적인 구성을 해놓고 있다.
이 희곡은 美정부내 인사들을 쉽사리 떠올릴 수 있는 이름으로디 디 마이어스백악관대변인,워런 크리스토퍼국무장관,로버트 라이시노동장관,재니트 리노 법무장관,조지 스테파노풀로스백악관홍보담당책임자 및 화이트워터사건 증인인 커틀러등의 이 름을 교묘하게삽입해놓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에드워드 케네디상원의원과 채파키디크사건으로 숨진 코페크니양등이 스캔들의 주인공.
나아가 성기절단사건의 장본인 로리나 보비트,동료 피겨스케이팅선수를 의도적으로 테러한 토냐 하딩,클린턴과 관계를 가졌던 것으로 알려진 플라워즈,성희롱사건의 장본인 애니타 힐,에이즈에 걸린 농구선수 매직 존슨,환자의 자살을 도와준 의사 커보키안등각종 스캔들의 주인공들을 구석구석에 끼워 넣고 있다.특히 이 희곡에서는『맥베스』에서 살해된 왕이 유령으로 나타나는 것처럼 포스트와 코페크니가 유령으로 등장하고 있다.이 희곡의 줄거리는『맥베스』와 달리 별다른 극적 전 환없이 서사시 형식으로 일종의 말장난처럼 이어지고 있으나 각 배역의 대사가 매우 풍자적인데다 클린턴정부를 비판하는 식의 독특한 형식을 담고 있다.
[워싱턴=陳昌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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