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8은 구시대 가르마 정치" 정동영 발언 반박한 한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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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이명박 후보가 경기도 시흥 한국조리과학고등학교를 방문, 직접 만든 해물 스파게티를 그릇에 담고 있다. [사진=강정현 기자]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17일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우리는 100% 국민을 다 잘살게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가 대선 후보로 선출된 뒤 "20%만 잘살고 80%는 버려지는 사회를 원하느냐"며 '2(가진 자) 대 8(못 가진 자)' 대결 구도의 발언을 이어가는 데 대한 반박이다. '2 대 8' 구도는 노무현 대통령이 2002년 대선 때 만들었던 '귀족 대 평민'의 편 가르기 전략이기도 하다. 이 후보는 "분열과 갈등을 계속해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전략보다 사회적 약자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함께하는 면모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쟁력 있고 잘사는 사람은 잘살 수 있게 길을 열어 주고, 우리 당은 철저하게 서민.중소기업인.자영업자에 집중해 정책을 개발해야 하고 또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런 뒤 자신이 위원장으로 있는 경제살리기특위에 중소기업인.소상공인.재래시장 상인.소비자.근로자 등 분야별 대표 25~30명을 참여케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경기 시흥에 있는 한국조리과학고를 찾아 비슷한 메시지를 반복해 던졌다. 그는 20여 분간 직접 스파게티를 만들었다.

"현 입시제도에선 돈이 없으면 대학 가기 힘들다. 없는 집 아이가 공부를 못하면 또 가난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아이는 나라에서 공부를 시키겠다. 내가 중학교 때 (공부를 못 하고) 장사하고 다녔으면 나도 우리 부모님처럼 똑같이 가난하게 됐을 거다. 그럼 가난한 집 자식은 가난해야 하나. 국가가 돈을 마련해 주면 가난의 대가 끊어진다."

당내에선 '2 대 8 구도'에 대한 비판을 쏟아 냈다.

이명박 후보의 아내 김윤옥씨(左)와 정동영 후보의 아내 민혜경씨(右)가 17일 대전 무역전시관에서 열린 2007 한국 미용 페스티벌 개막식에서 만나 밝게 웃으며 악수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사회복지 분야 공동선대위원장인 이화여대 김성이 교수는 "복지는 국민을 편안하게 해주는 건데 '2 대 8'이라면서 국민을 불안하고 분열시키는 사람이 있다"고 꼬집었다. 김형오 일류국가비전위 위원장은 "정동영 후보는 자녀를 일찍부터 미국으로 조기 유학시킨 것으로 안다"며 "정 후보의 교육 공약이 가난한 사람을 더욱 가난하게 만드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나경원 대변인은 "참여정부의 황태자인 정 후보가 노무현 정권이 들어선 방법으로 재집권을 꿈꾼다"며 "구시대의 2 대 8 가르마 정치론 국민의 마음을 잡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동영 후보는 노 정권의 아류"=이 후보는 정 후보의 정치적 행보도 비판했다. 정 후보가 과거 노 대통령과 차별화를 시도했다가 신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된 뒤 갑작스레 다시 가까워지려고 하는 데 대한 비판이다.

"노 정권에 대한 비판 때문에 당을 해체하고 다시 (신당을) 만들었는데 후보가 되고 나니 다시 노 대통령에게 가더라. 노 대통령의 인기가 올라서 그런가…. 결국 뭐라고 하든 (정 후보는) 노 정권의 아류다. (이번 대선은) 정권을 연장하느냐 교체하느냐 양대 세력의 싸움이다. 또 말 잘하는 세력과 일 잘하는 세력과의 싸움이기도 하다."

고정애.이종찬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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